메시, 중국 원정 거부로 아르헨티나-중국 친선경기 무산…중국 스포츠 외교 신뢰도 추락
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의 간판스타 리오넬 메시가 중국 원정 경기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내면서, 오는 10월 예정됐던 중국과의 친선경기가 결국 무산됐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경기 취소를 넘어, 국제 스포츠계에서 중국의 신뢰도와 영향력이 약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원래 아르헨티나는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을 대비해 중국에서 친선경기를 치를 계획이었다. 중국 언론은 이를 기정사실처럼 보도하며 홍보에 열을 올렸으나, 선수단 내부 반대와 특히 메시를 비롯한 주축 선수들의 불참 의사로 계획이 전면 취소됐다. 대신 아르헨티나는 멕시코와의 평가전을 선택했다.
중국 측은 이번 상황에 큰 불만을 드러냈다. 특히 지난해에도 항저우에서 예정됐던 아르헨티나-나이지리아 친선전이 취소된 전례가 있어, 중국 내 여론은 더욱 악화됐다. 일부 중국 매체는 메시의 과거 홍콩 프리시즌 ‘노쇼 사건’을 다시 꺼내며 불신을 키웠다. 당시 메시는 홍콩 올스타전에서는 벤치에 머물렀지만, 불과 사흘 뒤 일본 비셀 고베와의 경기에는 출전해 중국 팬들의 분노를 샀다.
결국 중국은 11월 A매치 기간에 베트남과 친선경기를 치르기로 했지만, 이는 중국 축구계의 한계를 드러낸 선택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최근 3년간 중국과 베트남은 무려 7차례나 맞붙었으며, FIFA 랭킹에서도 중국(94위)이 베트남(113위)보다 앞서 전력 차이가 뚜렷하다. 이 때문에 경기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사태는 단순히 축구 경기 일정 변경이 아니라, 중국이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점점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세계적인 선수와 대표팀이 중국 원정을 꺼리는 현상은, 중국의 정치·사회적 환경, 외교적 마찰, 그리고 스포츠 행사 운영 능력에 대한 불신과 무관하지 않다.
한국 입장에서도 이는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중국은 스포츠, 문화, 경제 등 다양한 영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 하며, 이를 통해 주변국 여론과 이미지를 관리하려는 전략을 펼친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서 보듯, 이런 전략은 국제적 신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쉽게 무너질 수 있다. 한국 역시 중국과의 스포츠·문화 교류에서 정치적 의도나 이미지 세탁 시도에 휘말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