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중국설 훔쳤다” 주장 확산…서경덕 교수에 DM 테러, 중국발 온라인 여론전의 실체


2026년 2월 27일 3:3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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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중국설 훔쳤다” 주장 확산…서경덕 교수에 DM 테러, 중국발 온라인 여론전의 실체

최근 온라인 공간에서 “한국은 문화 도둑국” “한국이 중국설을 훔쳐 설날을 만들었다”는 주장이 확산되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특히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가 ‘중국설’ 표기를 ‘음력설’로 바꾸자는 캠페인을 벌인 이후,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누리꾼들이 댓글과 다이렉트 메시지(DM)를 통해 집단적인 공격을 가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단순한 온라인 설전이 아닌 조직적 여론전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서 교수는 자신의 SNS를 통해 “일주일 내내 근거 없는 주장과 욕설이 이어졌다”고 밝히며 악성 메시지 일부를 공개했다. 그 내용은 한국이 중국 문화를 훔쳤다는 주장과 함께 한국의 설 명칭 사용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이었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 몇 년간 반복돼 온 한중 문화 갈등의 연장선상에 있다.

설 명칭 논란은 단순한 번역 문제를 넘어 문화 주권과 정체성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 국제기구나 글로벌 기업 일부가 ‘Chinese New Year’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가운데, 이를 ‘Lunar New Year’로 표기하자는 움직임이 한국과 동남아 여러 국가에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중국 일부 누리꾼들은 이를 자국 문화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이며 공격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반응이 자발적 의견 표출을 넘어 집단적 압박 양상을 띠고 있다는 점이다. 특정 인물의 SNS 계정을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동일한 문구를 반복 게시하거나 욕설을 대량으로 보내는 방식은 전형적인 온라인 여론전 패턴과 유사하다. 과거에도 김치, 한복, 판소리 등 다양한 문화 요소를 둘러싸고 유사한 온라인 공세가 벌어진 바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단순한 민간 차원의 갈등으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은 자국 문화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이른바 ‘문화 공정’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으며, 온라인 공간에서도 적극적인 여론 형성 활동이 이뤄져 왔다. 특정 이슈가 국제적으로 주목받을 경우, 이를 자국 중심 서사로 재해석하려는 시도가 반복되고 있다.

특히 한국 문화 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중국 내 일부 민족주의 정서와 결합해 반발이 증폭되는 양상도 보인다. K-드라마, K-팝, K-뷰티 등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문화적 경쟁 구도가 형성되고 있고, 그 과정에서 역사와 전통에 대한 소유권 논쟁이 감정적으로 격화되는 것이다.

이와 동시에 지식재산권 침해와 짝퉁 유통 문제도 여전히 심각하다. 한국 기업의 인기 상품이 중국에서 모방 생산돼 글로벌 시장에 유통되는 사례는 끊이지 않고 있다. 문화 콘텐츠뿐 아니라 브랜드 가치까지 위협받는 상황에서, 온라인 여론전은 또 다른 압박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번 사안은 단순히 한 교수 개인에 대한 공격을 넘어, 한국 사회 전체에 대한 인식 왜곡 시도로 볼 여지도 있다. 특정 이슈를 통해 “한국은 문화를 훔친 나라”라는 이미지를 국제사회에 각인시키려는 서사가 확산될 경우, 장기적으로 국가 이미지와 문화 산업 경쟁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 사회는 이러한 온라인 공세에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사실에 기반한 설명과 국제적 공감대 형성을 통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디지털 리터러시를 강화해 허위 주장과 선동성 메시지를 구별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 특히 젊은 세대가 SNS를 통해 접하는 정보가 실제 여론인지 조직적 활동인지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플랫폼 기업들도 집단 괴롭힘이나 허위 정보 유포에 대한 대응 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국제적 갈등 사안이 온라인에서 증폭될 경우, 알고리즘을 통한 확산이 문제를 더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투명한 관리 기준과 신속한 조치가 병행되어야 건전한 토론 환경을 유지할 수 있다.

한중 관계는 경제·문화적으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지만, 문화 정체성 문제는 언제든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 따라서 감정적 대응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문화 주권을 지키는 전략이 필요하다. 한국 고유의 전통과 역사에 대한 체계적 연구와 국제 홍보, 다국어 자료 제공 등을 통해 정확한 정보를 널리 알리는 노력이 중요하다.

이번 사건은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문화 분쟁 양상을 보여준다. 물리적 충돌이 아닌 온라인 공간에서의 인식 경쟁이 국가 이미지와 문화 영향력을 좌우하는 시대다. 중국발 온라인 여론전 가능성에 대해 경각심을 갖되, 동시에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균형 잡힌 대응을 모색해야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한국 사회가 스스로의 문화적 정체성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왜곡된 주장에 흔들리지 않는 것이다. 허위 정보와 집단 공격이 반복되더라도 사실과 근거를 기반으로 대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온라인 공간은 국경을 넘지만, 문화의 진정성과 역사적 사실은 꾸준한 노력 속에서 지켜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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