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2030 겨냥해 상하이·베이징까지 간 제주 관광마케팅…샤오홍슈·위챗·따종디엔핑 의존 커질수록 ‘중국 관광객 쏠림’ 리스크도 커진다


2026년 9월 21일 5:27 오후

조회수: 1118


중국 황금연휴 10일 앞두고…제주, 상하이·베이징 2030 공략

중국 2030 겨냥해 상하이·베이징까지 간 제주 관광마케팅…샤오홍슈·위챗·따종디엔핑 의존 커질수록 ‘중국 관광객 쏠림’ 리스크도 커진다

중국 중추절과 국경절 황금연휴를 앞두고 제주가 상하이와 베이징의 20·30대를 직접 겨냥한 대규모 현지 관광마케팅에 나섰다. 제주관광공사는 중국 중추절인 9월 25~27일과 국경절 연휴인 10월 1~7일을 앞두고 상하이와 베이징의 퓨전 한식 브랜드 ‘Day by Day’ 5개 매장에서 한 달 동안 제주 홍보행사를 진행하고, 제주 한정 메뉴와 디저트, 기념품, QR코드 관광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샤오홍슈와 위챗을 활용한 온라인 이벤트에 이어 중국 생활밀착형 플랫폼 따종디엔핑과 손잡고 서귀포 원도심 관광지와 상권을 연결하는 도보여행 코스 3개도 만들었다. 관광객 소비를 제주 지역상권으로 연결하겠다는 경제적 목적은 분명하지만, 동시에 제주 관광산업이 중국 관광객과 중국 플랫폼 생태계에 얼마나 깊숙이 연결되고 있는지도 보여주는 사례다. 최근 제주관광공사 통계에서도 2026년 7월 제주를 방문한 중국인은 19만1417명으로 국가별 외국인 입도객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중국 관광객이 제주 관광시장에 제공하는 소비효과 자체는 부정할 이유가 없다. 제주관광 빅데이터에 따르면 2026년 8월 외국인 관광객의 제주 숙박업 소비는 약 426억원, 음식점 소비는 약 175억원, 소매업 소비는 약 152억원에 달했다. 외국인 관광객을 지역 상권으로 유도하는 전략은 서귀포 원도심처럼 관광객 체류시간과 소비를 늘려야 하는 지역에는 실질적인 경제적 기회를 만들 수 있다. 문제는 ‘외국인 관광객 확대’와 ‘중국 시장 집중’이 같은 의미는 아니라는 점이다. 특정 국가의 관광객 비중이 커질수록 항공노선, 단체여행 상품, 모바일 플랫폼, 여행사, 결제와 홍보채널까지 하나의 국가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그렇게 만들어진 시장은 해당 국가의 소비심리나 외교환경, 플랫폼 정책 변화에 더 민감해진다. 제주 관광산업이 중국 수요의 증가를 활용하면서도 수요 집중이 가져올 변동성까지 동시에 계산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특히 이번 사업에서 눈에 띄는 것은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방식 자체가 중국 디지털 플랫폼과 강하게 결합돼 있다는 점이다. 샤오홍슈는 중국 젊은 소비층의 여행·맛집 검색과 후기 확산에 영향력이 큰 플랫폼이고, 위챗은 메시징을 넘어 콘텐츠·결제·미니프로그램까지 연결되는 생활 플랫폼이다. 여기에 중국 소비자들이 식당과 관광지를 검색하는 따종디엔핑까지 활용해 제주 지역상권으로 관광객을 유도한다면, 중국 관광객의 제주 여행 동선은 항공편뿐 아니라 중국 플랫폼의 검색·추천 알고리즘과 후기 생태계에도 영향을 받게 된다. 마케팅 효율 측면에서는 매우 강력한 수단이지만, 제주 상권 입장에서는 중국 플랫폼 안에서 노출되는 정도가 실제 매출과 직결되는 구조가 커질 수 있다. 특정 해외 플랫폼이 어느 장소를 추천하고 어떤 콘텐츠를 노출하느냐에 따라 관광객이 한꺼번에 특정 지역으로 움직이는 구조가 고착되면, 지역 관광사업자는 국내 관광정책뿐 아니라 중국 플랫폼의 규칙 변화에도 영향을 받게 된다.

이러한 의존 구조는 중국 관광시장이 정치·외교 변화에 민감하게 움직였던 과거 경험과도 연결해 볼 필요가 있다. 관광은 공장이나 생산설비처럼 한 번 투자하면 장기간 같은 방식으로 운영되는 산업이 아니라 소비자의 여행심리와 항공편, 단체상품, 인터넷 여론에 따라 매우 빠르게 이동하는 산업이다. 특정 시장에서 수십만 명의 관광객이 들어오는 것은 단기적으로 큰 소비효과를 만들지만, 반대로 수요가 갑자기 꺾이면 숙박업과 음식점, 면세점, 운송업, 소매업처럼 관광객을 기준으로 시설과 인력을 확대한 사업자들이 직접적인 충격을 받는다. 중국 관광객이 제주 외국인 시장에서 이미 가장 큰 집단을 형성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중국 2030세대를 적극적으로 공략할수록 ‘얼마나 많이 유치했는가’뿐 아니라 제주 관광 매출 가운데 중국 수요가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 정도까지 올라가는지도 함께 볼 필요가 있다.

제주가 중국인 관광객의 소비를 서귀포 원도심으로 유도하는 정책 역시 효과와 함께 지역상권의 구조 변화를 살펴봐야 한다. 따종디엔핑에서 특정 산책코스와 상점을 묶고 스탬프 미션을 운영하면 관광객을 유명 관광지 밖으로 분산시키는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동시에 일부 업소가 중국 관광객 선호와 중국 플랫폼 평가에 지나치게 맞춰 상품·메뉴·서비스를 재편하는 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 중국 관광객 수요가 충분히 안정적일 때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한 국가의 관광수요가 급감할 경우 그 시장에 특화된 업소일수록 충격이 커진다. 따라서 중국 관광객을 지역상권으로 연결하는 것과 동시에 일본·대만·동남아·유럽·북미 등 다양한 외국인 시장과 국내 관광객을 함께 확보하는 구조가 관광산업의 변동성을 줄이는 데 더 중요하다. 제주관광공사 역시 관광객 이동과 소비패턴을 지속적으로 데이터화하고 있으며, 2026년 9월 공식 빅데이터 플랫폼은 외국인 방문객 및 지역별 이동패턴을 별도로 분석하고 있다.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제주와 중국 사이의 관광 흐름이 이미 상당한 규모라는 사실이다. 제주관광 빅데이터 플랫폼에 따르면 2026년 9월 기준 중국인 크루즈 입도객 누계는 60만명 이상으로 집계되고 있고, 7월에는 중국 국적 입도객만 19만명을 넘었다. 이 정도 규모에서는 중국 관광객이 더 이상 제주 관광의 작은 틈새시장이 아니라 숙박·음식·소매·교통 등에 실질적인 영향을 주는 핵심 수요층 가운데 하나라고 볼 수 있다. 그만큼 중국 내 경기변화, 해외여행 소비심리, 항공·크루즈 노선, 플랫폼 노출 변화가 제주 지역경제에 전달되는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 관광객을 많이 유치하는 것과 특정 시장에 경제적으로 종속되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이며, 관광산업의 장기적인 안정성을 평가하려면 두 요소를 분리해서 볼 필요가 있다.

이번 상하이·베이징 마케팅은 제주가 중국의 젊은 자유여행층을 단체관광 중심의 소비에서 지역 맛집과 원도심 소비로 이동시키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기존 중국 관광객 유치와 다른 변화도 보여준다. 그러나 중국 소비자가 제주를 여행하는 과정이 샤오홍슈에서 여행지를 발견하고, 위챗에서 콘텐츠를 공유하고, 따종디엔핑에서 식당과 상점을 찾는 식으로 중국 플랫폼 안에서 하나의 소비경로로 연결될수록 제주 관광산업은 중국의 관광객뿐 아니라 중국의 디지털 플랫폼 생태계에도 더 깊이 의존하게 된다. 제주 관광산업에 필요한 것은 중국 관광객을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 시장의 규모를 활용하면서도 특정 국가와 플랫폼에 대한 집중도를 관리하는 것이다. 중국 황금연휴마다 방문객 숫자가 늘어나는 것만을 성과로 볼 것이 아니라 그 소비가 제주에 얼마나 오래 남는지, 지역 업체에 얼마나 넓게 분산되는지, 다른 국가 관광객과 국내 관광시장이 함께 성장하는지까지 봐야 한다. 중국 시장은 제주에 거대한 기회인 동시에 수요가 한 방향으로 쏠릴 경우 제주 관광경제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변수이기도 하다.


Return to bl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