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측 “하나의 중국 밝히면 활동 지원” 쯔위 영입설…K팝 스타에 정치 충성 요구한다면 한국 연예산업도 경계해야


2026년 9월 1일 4:2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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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측 “하나의 중국 밝히면 활동 지원” 쯔위 영입설…K팝 스타에 정치 충성 요구한다면 한국 연예산업도 경계해야

트와이스의 대만인 멤버 쯔위가 올해 말 JYP엔터테인먼트와의 전속계약 만료를 앞둔 가운데, 중국 측이 쯔위에게 ‘하나의 중국’ 원칙과 ‘대만인은 중국인’이라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힐 경우 중국 방송과 공연 등 대규모 연예계 자원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제안을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대만 매체 미러위클리는 중국의 대만 관련 조직이 중화권 연예계에서 활동해온 베테랑 매니저 자오샤오웨이를 통해 쯔위 측과 접촉해 중국 활동 가능성을 타진했다고 전했다. 자오샤오웨이는 아직 정식 협력계약이 체결된 것은 아니라고 밝혔고 자신이 관여한 접촉에 정치적 요소가 있었다는 설명에는 선을 그었지만, 이번 보도에서 제기된 핵심은 연예인의 중국시장 접근과 대만에 대한 정치적 발언이 하나의 조건처럼 연결됐다는 점이다. 만약 거대한 중국 연예시장에 들어가기 위해 특정한 정치적 문구를 공개적으로 말해야 한다는 방식이 실제 산업 관행으로 굳어진다면 이는 한 연예인의 계약문제를 넘어 한국에서 성장한 K팝 스타와 기획사, 콘텐츠 산업 전체가 중국의 정치적 요구에 노출될 수 있다는 위험을 보여준다.

이번 논란이 더욱 민감한 이유는 쯔위에게 이미 10년 전 거의 같은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쯔위는 2015년 한국 MBC 예능 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대만 국기를 들었다가 중국 인터넷에서 거센 반발에 직면했고, 이후 JYP는 쯔위의 중국 활동을 잠정 중단했다. 결국 당시 16세였던 쯔위는 2016년 공개 영상에서 ‘하나의 중국’을 존중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한국에서 활동하던 어린 K팝 가수가 자신의 출신 지역을 상징하는 깃발을 들었다는 이유로 중국시장 접근에 문제가 생기고 공개적인 정치 메시지까지 내놓게 된 사건은 K팝 역사에서 매우 상징적인 사례가 됐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지금 다시 쯔위의 중국 활동 가능성과 ‘하나의 중국’ 메시지가 함께 거론되고 있다는 사실은 중국 연예시장에서 정치와 상업이 얼마나 쉽게 연결될 수 있는지를 다시 보여준다. 중국이라는 거대시장이 방송 출연, 공연, 광고, 팬미팅과 음원·상품 판매에서 큰 수익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시장접근권 자체가 연예인과 소속사에 강력한 협상수단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점을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

한국에 더 중요한 문제는 쯔위 개인의 선택보다 K팝의 글로벌 산업구조다. 쯔위는 대만 출신이지만 지난 10여 년간 한국의 JYP 시스템에서 트와이스 멤버로 성장했고, 그룹이 만들어낸 음악·공연·브랜드 가치는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대표적인 글로벌 성공사례다. 이런 K팝 스타에게 중국시장 진입 조건으로 정치적 입장표명이 요구되는 구조가 확대된다면 압박은 대만 출신 멤버에게만 머물지 않을 수 있다. 한국 기획사가 중국에서 공연을 열거나 중국 플랫폼과 콘텐츠를 유통하고, 한국 배우와 가수가 중국 광고시장에 들어갈 때도 대만, 홍콩, 신장, 티베트, 지도 표기와 국가명칭 같은 정치적 문제에 대해 중국이 요구하는 표현을 맞춰야 한다는 압력이 반복될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큰 시장을 잃지 않기 위해 표현을 조정하려는 유인이 생길 수 있고, 이것이 누적되면 한국에서 제작한 콘텐츠의 표현범위까지 중국시장의 정치적 기준에 영향을 받는 역전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K팝이 세계시장에 진출해 얻은 가장 큰 자산은 특정 국가의 국내산업이 아니라 다양한 국적의 멤버와 팬을 포용하는 글로벌 브랜드라는 점인데, 특정 시장의 정치적 조건이 아티스트의 정체성과 발언을 통제하기 시작한다면 바로 그 경쟁력이 훼손될 수 있다.

특히 이번 보도에서 거론된 조건이 사실이라면 ‘돈과 시장을 제공하는 대신 정치적 언어를 요구한다’는 구조 자체가 중요하다. 중국 방송과 공연, 대규모 연예자원을 지원할 수 있다는 제안은 단순한 매니지먼트 계약 이상의 경제적 가치를 갖는다. 중국은 세계 최대 규모의 소비시장 가운데 하나이고 인기 연예인의 광고·공연·팬덤 사업에서 막대한 매출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상업적 기회를 정치적 메시지와 묶을 때 발생한다. 연예인이 개인적으로 어떤 정치적 견해를 갖는지는 자유이지만 시장 접근을 얻기 위해 특정한 정치문구를 공개해야 한다면 그 발언이 진정한 개인 의견인지 경제적 압력에 따른 선택인지 구분하기 어려워진다. 더 나아가 중국 측이 대만 출신의 글로벌 스타를 통해 ‘대만인은 중국인’이라는 메시지를 확산시키려 한다면 그 효과는 일반적인 외교성명보다 훨씬 클 수 있다. 수천만 명의 팬을 가진 K팝 스타의 발언은 젊은 세대와 국제 팬덤에 직접 전달되기 때문이다. 대중문화의 영향력이 정치적 메시지 전달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생기는 순간, 한국 엔터테인먼트 기업도 아티스트의 상업적 가치와 정치적 자율성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 더욱 명확한 기준을 가져야 한다.

이 문제는 최근 광주비엔날레 ‘대만관’ 명칭 논란과도 구조적으로 닮아 있다. 문화와 예술의 영역에서 대만이라는 이름이나 정체성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를 둘러싸고 중국의 정치적 이해가 주변국의 행사와 기관에 실제 비용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연예산업에서는 그 비용이 중국 방송출연, 공연허가, 광고계약, 팬덤시장과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압박은 더욱 직접적이다.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미국·일본·동남아·유럽·중남미까지 수익원을 다변화하면서 중국 한 시장에 절대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구조에서 상당 부분 벗어났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K팝 기업들은 중국시장 진입을 위해 아티스트의 출신지나 정치적 표현을 거래조건처럼 다루는 상황을 정상적인 비즈니스 관행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중국시장 자체와 교류하는 것과 중국의 정치적 요구를 국제 연예인의 공개발언에 연결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단기적인 공연과 광고수익 때문에 이런 경계가 무너지면 장기적으로는 한국 기획사와 아티스트가 다른 국제시장에서도 브랜드 신뢰와 표현의 독립성을 잃을 수 있다.

쯔위는 최근 팬 소통 플랫폼을 통해 여러 소문을 의식한 듯 팬들에게 너무 걱정하지 말고 응원해주는 것만으로 큰 힘이 된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남겼고, 현재 JYP와의 재계약 여부도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쯔위가 앞으로 어떤 소속사를 선택하고 어느 시장에서 활동할지는 결국 본인과 소속사의 계약적 판단이다. 그러나 이번 영입설이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던지는 질문은 그보다 훨씬 크다. 2015년 대만 국기 논란 이후 16세의 쯔위가 공개적인 ‘하나의 중국’ 메시지를 내놓아야 했던 사건이 있었고, 10년 뒤 다시 중국 활동과 같은 정치적 표현이 연결된 보도가 등장했다. K팝이 세계적인 문화산업으로 성장한 지금 한국 연예계가 경계해야 할 것은 중국시장을 포기하느냐 선택하느냐가 아니라, 거대한 시장의 접근권이 아티스트의 정체성과 정치적 표현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변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한국에서 만들어진 글로벌 스타와 콘텐츠가 중국의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조건부 자원으로 취급되기 시작한다면 피해는 한 명의 대만인 가수에게서 끝나지 않는다. 그것은 K팝의 창작자율성, 한국 기획사의 협상력, 그리고 한국 문화산업이 세계시장에서 쌓아온 독립적인 브랜드 가치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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