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해방군 출신 2명, 한국서 전투기 교신 도청·주한미군 정보 수집…군산·평택까지 파고든 중국발 군사정보 위협


2026년 8월 12일 6:2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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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기 도청에 기밀 유출까지…중국군 출신 중국인 2명 구속

중국 인민해방군 출신 2명, 한국서 전투기 교신 도청·주한미군 정보 수집…군산·평택까지 파고든 중국발 군사정보 위협

중국 인민해방군 출신으로 알려진 중국 국적 남성 2명이 대한민국 국군과 주한미군의 핵심 군사시설 주변에서 서로 다른 방식으로 군사정보를 수집한 혐의로 구속됐다. 한 명은 군산공항에서 불과 약 1㎞ 떨어진 호텔에 SDR 수신기와 안테나, 노트북을 설치해 전투기와 관제탑 사이의 교신을 들었고, 다른 한 명은 평택 캠프 험프리스 인근에서 군장점을 운영하면서 기지 근무자를 통해 한미연합군사훈련 자료와 인사정보를 확보하고 미군 무기 이동까지 직접 관찰·촬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단순한 관광지 촬영이나 우발적인 군사시설 접근과는 차원이 다른 사건이다. 군사통신과 기지 내부정보를 서로 다른 방법으로 장기간 모았다는 점에서 한국의 군사안보가 중국 관련 정보수집 활동에 얼마나 구체적으로 노출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경기남부경찰청 안보수사과에 따르면 중국 국적 60대 A씨는 일반이적죄와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A씨는 지난 4월 전북 군산공항 인근 호텔에서 SDR, 즉 소프트웨어 정의 무선 수신기와 안테나, 노트북 등을 이용해 전투기와 관제탑 사이의 교신을 수집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군산공항에서 약 1㎞ 떨어진 숙박시설에 장비를 설치한 뒤 군용기 통신을 청취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경찰은 그의 노트북과 휴대전화 등을 확보해 실제 어떤 통신내용을 저장했는지, 외부로 전달했는지, 다른 배후나 지시관계가 있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SDR은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다양한 주파수 대역을 수신할 수 있는 장비다. 이런 장비를 군사공항 주변에 설치하면 특정 주파수대의 무선교신을 지속적으로 탐색할 수 있다. 군용기와 관제탑 사이의 통신은 단순히 조종사들의 일상대화가 아니다. 비행시각과 이동방향, 출격패턴, 훈련상황, 호출부호와 관제절차 같은 정보가 반복적으로 쌓이면 상대방의 운용습관을 분석하는 자료가 될 수 있다. 개별 교신 한두 건만으로 군사기밀 전체를 파악할 수는 없더라도 장기간 수집된 데이터는 군용기 활동의 패턴과 공군기지 운영방식을 분석하는 데 의미 있는 정보가 될 수 있다.

더 주목할 부분은 A씨의 입국 패턴이다. 그는 2024년 1월부터 관광비자로 한국을 여러 차례 오간 것으로 조사됐으며, 그가 입국한 시기에 한미 공군의 군사훈련이 진행된 사실도 확인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항공기 교신을 듣는 것이 취미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일반적인 항공취미 활동과 군사공항 1㎞ 인근 호텔에 별도의 수신장비와 안테나, 노트북을 갖추고 군용기 교신을 수집하는 행위는 분명하게 구별해서 볼 필요가 있다. 경찰이 일반이적죄와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를 적용한 이유도 단순한 항공기 관찰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군사상 이익과 통신비밀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는 정보수집행위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40대 중국인 B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더 직접적이다. B씨는 2021년 11월부터 올해 5월까지 경기 평택의 주한미군 기지 캠프 험프리스 인근에서 군장점을 운영하면서 기지 내부정보를 수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캠프 험프리스는 주한미군의 핵심 거점이며 한미연합작전과 관련된 중요한 인력과 시설이 집중된 곳이다. B씨는 이 기지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여성 C씨를 포섭해 한미연합군사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 즉 UFS 관련 자료와 인사자료 등을 건네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 내용에 따르면 B씨가 확보한 정보에는 미군 지휘부의 근무 부서와 취임식 사진 등이 포함됐다. 그는 기지 내부에서 이뤄지는 무기 이동상황을 직접 관찰하고 촬영한 것으로도 파악됐다. 이런 자료는 각각만 보면 단순한 사진이나 인사정보처럼 보일 수 있지만 군사정보 분석에서는 여러 조각을 합치는 과정이 중요하다. 지휘관의 보직과 조직구조, 특정 시기의 훈련자료, 기지 안에서 이동하는 장비의 종류와 시점이 결합하면 부대의 준비태세와 훈련주기, 지휘체계와 전력운용을 추정할 수 있는 자료가 된다.

B씨 역시 중국 인민해방군 출신으로 알려졌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군장점 운영을 위해 필요한 정보를 모았을 뿐이라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군장점 영업에 미군 지휘부 인사자료와 UFS 관련 문건, 기지 내부 무기이동 촬영이 왜 필요한지는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더구나 단순히 공개된 정보를 검색한 것이 아니라 기지 안에서 근무하는 사람을 통해 자료를 전달받았다는 점에서 사건의 성격이 달라진다. 외부인이 군사시설 내부 근무자를 통해 정보를 지속적으로 확보했다면 그 자체로 군사보안체계의 신뢰를 흔드는 중대한 문제다.

두 사건을 함께 보면 중국 관련 군사정보 수집의 방식이 얼마나 다양해질 수 있는지가 드러난다. 한 사람은 군사공항 주변에서 전자장비를 사용해 무선통신을 수집했고, 다른 사람은 미군기지 주변에 장기간 생활·사업 기반을 만들고 내부 인적관계를 이용해 자료를 확보했다. 전자는 기술적 정보수집, 후자는 인간정보망을 활용한 정보수집에 가깝다. 서로 다른 방식이지만 목표는 모두 한미 군사시설과 활동에 관한 정보였다.

이런 사건에서 한국이 특히 주목해야 하는 것은 정보 한 건의 민감도만이 아니다. 현대 군사정보전에서는 공개정보, 사진, 교신기록, 인사자료와 반복적인 관찰을 결합하는 방식이 중요하다. 특정 군용차량이 언제 이동하는지, 어느 지휘관이 어떤 부서에 배치되는지, 특정 훈련기간에 어떤 항공교신이 늘어나는지를 장기간 축적하면 개별 자료보다 훨씬 높은 정보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 그래서 군사시설 주변에서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촬영이나 통신수집을 단순한 호기심으로만 볼 수 없다.

한국에서 이미 중국 국적자와 관련된 군사시설 촬영사건은 별도로 문제가 된 적이 있다. 중국인 유학생들이 부산 해군기지와 미국 항공모함을 드론과 휴대전화로 촬영한 사건 역시 군사시설 주변에서 중국 국적자의 정보수집 위험을 보여준 사례였다. 이번 사건은 거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간다. 단순히 눈에 보이는 시설을 촬영한 것이 아니라 통신을 수신하고 내부 관계자를 통해 군사훈련과 인사정보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정보수집의 깊이가 훨씬 크다.

특히 A씨가 여러 차례 관광비자로 입국했다는 사실은 단기체류 자격이 정보수집 활동의 위장이나 반복적인 접근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을 생각하게 한다. 관광객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고 호텔에 머물며 각종 전자장비를 사용할 수 있다. 외형적으로는 평범한 여행처럼 보이더라도 군사시설 주변을 반복적으로 방문하고 특정 훈련기간에 맞춰 장비를 설치한다면 그 이동 패턴 자체가 보안상 중요한 신호가 될 수 있다.

B씨의 경우는 더 장기적인 접근방식이다. 캠프 험프리스 근처에서 군장점을 운영하며 군 관련 인력과 자연스럽게 접촉할 수 있는 생활환경을 만든 것으로 조사됐다. 군장점은 군복이나 장비 등을 판매하면서 군 관계자와 접촉할 가능성이 높은 업종이다. 이런 업종이 군사정보를 탐색하기 위한 접촉면으로 이용된다면 기지 외부의 상업공간까지 군사보안의 범위에서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군사시설 보안은 담장 안에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기지 밖 숙박시설, 상점, 음식점, 차량과 통신망도 군 관계자가 반복적으로 이용하는 공간이다. 정보수집을 원하는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반드시 기지 안으로 침투하는 것이 아니다. 밖에서 사람의 행동과 차량 이동, 통신과 근무패턴을 장기간 관찰해도 상당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번 사건의 두 피의자가 각각 군산공항 인근 호텔과 캠프 험프리스 주변 상업시설을 기반으로 움직였다는 점이 바로 그 위험을 보여준다.

중국 인민해방군 경력 역시 가볍게 볼 수 없는 요소다. 군 복무 경험이 있는 사람은 군사조직과 작전개념, 통신과 지휘체계, 군사시설에서 어떤 정보가 가치가 있는지 일반인보다 더 잘 이해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중국군 출신 인물이 한국과 주한미군의 주요 군사시설 주변에서 통신과 인사·훈련자료를 수집했다면 그 행위를 단순한 관광이나 사업상 관심으로만 해석하기 어렵다.

이번 사건에서 아직 수사의 핵심으로 남아 있는 것은 수집된 정보의 최종 목적지다. 경찰은 압수한 노트북과 휴대전화를 포렌식해 외부 유출 여부와 배후 존재를 조사하고 있다. B씨가 확보한 자료 역시 누구에게 전달됐는지, 특정 조직이나 기관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다. 이 부분은 결과에 따라 사건의 성격과 위험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정보가 실제로 어디까지 전달됐는지 확인하는 것과 별개로 이미 확인된 행위 자체도 심각하다. 한미 군용기 교신이 수집됐고, UFS 자료와 미군 인사정보가 내부 근무자를 통해 외부로 넘어갔으며, 기지 내 무기 이동이 관찰·촬영됐다. 정보유출이 완성된 뒤에야 위험으로 인정하는 방식은 군사보안의 특성과 맞지 않는다. 보안은 정보가 상대방 손에 들어가기 전에 차단해야 의미가 있다.

이번 사건에서 또 하나 중요한 쟁점은 간첩죄 적용 문제다. 두 사람에게는 현재 형법상 간첩죄가 아니라 일반이적죄 등이 적용됐다. 기존 간첩죄는 적용대상을 ‘적국’으로 제한해 왔기 때문에 중국 등 다른 외국을 위해 국가기밀을 탐지·수집·누설하는 행위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웠다. 이에 따라 국회는 간첩죄 적용대상을 ‘적국’에서 ‘외국 또는 이에 준하는 단체’로 확대하는 형법 개정안을 통과시켰고, 개정법은 오는 9월 13일부터 시행된다.

이번 사건의 행위는 개정법 시행 전에 이루어졌기 때문에 형벌 불소급 원칙상 새로운 간첩죄를 소급 적용할 수 없다. 따라서 수사와 재판에서도 일반이적죄와 통신비밀보호법, 군사기지법 등이 중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일반이적죄의 법정형은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으로 결코 가벼운 범죄는 아니지만, 외국을 위한 정보수집 행위를 직접적으로 규정하는 간첩죄와는 법적 의미가 다르다.

이 법률적 차이는 현대 정보전의 현실이 얼마나 빠르게 변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과거의 간첩 개념은 전쟁상태의 적국이나 북한과의 연결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오늘날의 군사정보 경쟁은 우방과 적국의 단순한 이분법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외국 국적자가 경제·관광·사업활동을 가장해 군사시설 주변에서 정보를 모으고 이를 제3국이나 본국의 조직에 전달하는 형태가 충분히 가능하다.

특히 중국은 한국과 경제적으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으면서 동시에 동북아 군사안보에서는 미국과 전략적으로 경쟁하는 국가다. 주한미군과 한미연합훈련에 관한 정보는 중국의 군사적 관점에서도 상당한 가치가 있을 수 있다. 한국에 배치된 미군의 전력과 훈련패턴, 항공작전과 지휘체계를 파악하는 것은 한반도뿐 아니라 동북아 전체의 군사균형을 분석하는 자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UFS는 한국과 미국이 함께 실시하는 대표적인 연합훈련이다. 이 훈련과 관련된 자료가 외부로 나가면 단순히 한국군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미연합작전의 보안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미군 지휘부의 인사와 부서, 무기 이동상황까지 함께 수집됐다면 한국이 미국과 공유하는 군사정보에 대한 신뢰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

동맹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 가운데 하나가 정보보안이다. 미국이 한국 기지에 배치한 전력이나 훈련계획이 기지 외부의 중국군 출신 인물에게 반복적으로 관찰되고 내부인력을 통해 자료가 흘러나간다면 한국 내 군사시설이 정보수집에 얼마나 노출돼 있는지 다시 평가할 수밖에 없다.

군사기밀 보호는 단순히 문서에 ‘비밀’ 도장을 찍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군 기지 주변에서 어떤 사람이 장기간 어떤 행동을 하는지, 누가 군 내부자를 반복적으로 접촉하는지, 특정 훈련시기에 외국인이 수신장비를 설치하고 있는지까지 함께 봐야 한다. 기술적 보안과 인적 보안, 출입국 정보가 연결되지 않으면 현대식 정보수집을 발견하기 어렵다.

한국 군사시설 주변에 설치된 고성능 카메라나 드론뿐 아니라 SDR과 같은 수신장비도 보안위협에 포함시켜야 한다. 수신기 자체는 합법적인 취미와 연구에도 사용되는 범용장비지만 장소와 시간, 사용대상에 따라 의미가 완전히 달라진다. 군사공항 바로 옆에서 군용기의 무선통신을 체계적으로 저장하는 것은 일반적인 취미활동과 같은 수준으로 볼 수 없다.

인적정보 보안 역시 더 중요하다. B씨 사건처럼 군 관련 업무를 하는 내부자가 외부인에게 훈련자료와 인사정보를 전달하면 아무리 강력한 사이버보안 시스템을 설치해도 소용이 없다. 정보는 해킹으로만 빠져나가는 것이 아니다. 사람의 관계와 신뢰, 경제적 이해관계를 통해서도 이동한다.

군 관련 종사자는 자신이 가진 자료 가운데 무엇이 군사적으로 가치가 있는지 항상 인식하지 못할 수도 있다. 취임식 사진이나 조직도, 근무부서 같은 정보가 별것 아닌 것처럼 보여도 외부 정보수집자가 여러 자료와 결합하면 훨씬 큰 의미를 만들 수 있다. 따라서 보안교육도 단순히 ‘비밀문서를 주지 말라’는 수준을 넘어 정보조각의 결합 위험까지 설명할 필요가 있다.

이번 사건은 중국 관련 정보활동을 바라보는 시각도 바꿀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정보수집은 영화 속 스파이처럼 위조여권을 들고 비밀문서를 훔치는 방식으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관광비자로 입국해 호텔에서 무선통신을 듣거나, 군부대 앞에서 사업을 하며 관계를 만들고, 공개·비공개 자료와 사진을 조금씩 모으는 방식으로도 충분히 진행될 수 있다.

특히 중국 인민해방군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는 두 사람이 한국의 서로 다른 핵심 군사거점에서 서로 다른 방식으로 정보를 수집했다는 점은 매우 이례적이다. 군산은 한미 공군 전력이 활동하는 지역이고 평택은 주한미군의 핵심 지휘·지원 거점이다. 두 지역 모두 중국의 동북아 군사정보 분석에서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장소다.

한국은 이런 사건을 개별 피의자의 일탈만으로 끝내지 않고 수집된 정보가 어떤 가치가 있었는지, 어떤 네트워크를 통해 이동했는지까지 추적해야 한다. 정보활동은 현장에서 장비를 들고 있는 사람 한 명만 잡는다고 끝나는 범죄가 아니다. 실제 분석자와 지시자, 전달통로가 따로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관련 군사정보 위협은 한국군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 주한미군과 한미연합훈련 정보가 함께 포함된다는 점에서 한국의 동맹안보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한반도에 배치된 미군 자산은 중국이 미국과 전략경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높은 정보가치를 갖는다.

특히 군용기의 교신패턴과 기지 내 무기이동은 위기상황에서 더욱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 평시 훈련 때의 반복적인 행동을 장기간 분석하면 유사시 평소와 다른 변화가 나타났을 때 부대의 움직임을 추정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평시 정보수집이 전시에 가치 있는 정보로 바뀔 수 있다는 의미다.

이 사건은 그래서 단순한 불법도청이나 군사시설 촬영사건으로 끝나지 않는다. 한국의 군사시설과 주한미군 기지가 외국 정보활동의 관찰대상이 되고 있으며, 정보수집자는 전자장비와 인적 네트워크를 동시에 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한국의 군사안보를 지키기 위해서는 정보가 유출된 뒤 처벌하는 것보다 정보수집 단계에서 탐지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군사시설 주변의 반복적인 외국인 체류, 수신장비와 고성능 촬영장비 사용, 내부자 접촉과 특정 훈련시기의 비정상적인 이동패턴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이번에 개정된 간첩죄가 시행되면 외국이나 이에 준하는 단체를 위한 정보활동에도 보다 직접적인 법적 대응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법 하나만으로 정보전이 해결되지는 않는다. 군사시설 주변의 현장보안, 내부자 관리, 통신보안과 출입국 정보, 국제공조가 동시에 작동해야 한다.

군산공항 호텔에서 전투기 교신을 듣고, 캠프 험프리스 주변에서 UFS 자료와 미군 지휘부 정보를 모으는 행위가 실제로 벌어졌다는 사실은 추상적인 위협이 아니다. 중국 인민해방군 출신 중국인 2명이 한국의 핵심 군사공간을 서로 다른 방식으로 관찰했다는 구체적인 사건이다.

한국의 군사시설은 중국 관련 정보활동의 실험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 관광객이나 사업가라는 외형 뒤에서 군사통신과 기지 내부정보를 체계적으로 모으는 행위가 발견된다면 초기 단계부터 단호하게 차단해야 한다. 군사기밀은 한번 상대방에게 넘어가면 회수할 수 없고, 반복적인 정보수집으로 만들어진 작전패턴 역시 삭제할 수 없다.

중국 인민해방군 출신 2명의 이번 구속은 한국 군사안보에 매우 분명한 경고를 남겼다. 한 사람은 전파를 통해 한국과 미군의 항공활동을 들여다봤고, 다른 사람은 인간관계를 통해 한미연합훈련과 미군 지휘체계, 무기 이동정보를 확보한 혐의를 받는다. 정보수집 방식은 달랐지만 방향은 같았다.

한국이 지켜야 할 것은 군부대 담장만이 아니다. 전투기의 무선신호, 기지 내부에서 일하는 사람, 훈련자료와 사진, 기지 밖 호텔과 상점까지 모두 현대 군사정보전의 접점이 될 수 있다. 이번 사건이 보여준 가장 큰 위험은 중국 관련 군사정보 수집이 이미 눈에 보이는 시설 촬영을 넘어 통신과 내부 인적정보까지 파고들 수 있다는 사실이다. 한국의 군사정보와 한미동맹의 보안을 지키려면 중국발 정보수집 활동을 개별 사건으로 흩어 보지 말고 연결된 안보위협으로 분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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