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게임, 한국서 2조3896억원 벌고 확률표시 위반 1033건…규제 사각지대가 한국 이용자 보호 흔든다


2026년 10월 26일 10:4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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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게임, 한국서 돈 벌고 책임은 사각지대

중국 게임, 한국서 2조3896억원 벌고 확률표시 위반 1033건…규제 사각지대가 한국 이용자 보호 흔든다

중국 게임 산업이 한국 시장에서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 가운데, 이용자 보호와 규제 준수에서는 그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중국 게임의 한국 수출액은 2020년 13억5,960만달러에서 2024년 16억4,971만달러, 약 2조3,896억원으로 21.3% 증가했다. 한국은 미국과 일본에 이어 중국 게임의 세 번째로 큰 해외시장이다. 지난해 중국 자체 개발 게임의 전체 해외 매출 204억5,500만달러 가운데 한국 비중도 9%에 달했다. 한국 게임 이용자들이 중국 게임산업의 핵심 수익원이 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이렇게 막대한 돈이 중국 게임사로 흘러가는 동안 한국 이용자를 보호해야 할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와 환불, 분쟁 해결에서는 중국 게임사가 반복적으로 규제 사각지대에 놓이고 있다는 점이다.

개별 게임의 한국 매출 규모를 보면 중국 게임사들이 한국 시장에서 얼마나 큰 경제적 이익을 얻고 있는지 더욱 분명해진다. 중국 센추리게임즈의 ‘화이트아웃 서바이벌’은 올해 5월 한국 모바일게임 매출 331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고, 같은 회사의 ‘킹샷’도 271억원으로 3위에 올랐다. 2025년 센추리게임즈 게임의 한국 다운로드 1건당 평균 매출은 106달러로 중국 내 약 70달러보다 약 1.5배 높았다. 한국 이용자는 중국 현지 이용자보다 한 번 다운로드할 때 더 많은 돈을 지출하는 고수익 고객층이라는 의미다. 중국 게임사가 한국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이유가 단순한 이용자 수가 아니라 높은 결제력을 가진 소비자층에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러나 한국 이용자들이 높은 비용을 지불하는 것과 중국 게임사들이 한국 규정을 충실하게 준수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였다.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가 의무화된 이후 지난해 9월까지 적발된 전체 위반 건수는 2,181건이었다. 이 가운데 해외 게임사의 위반은 1,524건으로 69.9%를 차지해 국내 게임사 657건의 두 배를 넘었다. 특히 국적별로 보면 중국 게임사의 위반이 1,033건으로 가장 많았다. 위반 사실이 확인된 해외 게임사 204곳 가운데 중국 기업만 142곳이었다. 단순한 몇 개 회사의 실수가 아니라 해외 게임사 규제 위반에서 중국 게임사가 가장 큰 절대 규모를 차지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수치의 흐름도 가볍게 보기 어렵다.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의무가 시작된 2024년 3월22일부터 그해 말까지 적발된 위반은 1,022건이었고, 지난해에는 1월부터 9월22일까지 더 짧은 기간 동안 오히려 1,159건이 적발됐다. 해외 게임사가 전체 위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67%에서 72%로 높아졌다. 특히 중국 게임사가 1,033건으로 국적별 최다를 기록했다는 것은 한국 게임시장에서 매출을 확대하는 속도와 규제를 준수하는 수준 사이에 상당한 격차가 존재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한국 이용자에게 돈을 받는 사업자라면 한국 법에 따라 확률정보를 정확하게 표시하고 소비자 분쟁에 책임 있게 대응해야 한다는 원칙이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

실제 중국 게임사의 사례에서는 단순한 표시 누락보다 더 직접적인 이용자 피해 문제도 나타났다. 중국 퍼스트펀의 ‘라스트 워: 서바이벌’은 결제한 게임 재화를 환불받은 이용자의 게임 내 신용점수를 차감하고, 게임 이용을 제한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용을 다시 시작하려면 환불받은 금액만큼 신용점수를 구매해야 하는 구조였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이런 행위가 전기통신사업법상 금지행위나 전자상거래법상 청약철회 방해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용자가 적법한 환불 절차를 밟았는데 게임사가 서비스 이용을 제한하고 사실상 동일한 금액을 다시 부담하게 만든다면, 환불 제도의 실질적 의미 자체가 약화될 수 있다.

중국 게임사 ‘영혼 인도자: 신의 이름으로’ 사례도 규제 집행의 어려움을 보여준다. 이 게임은 확률형 아이템 표시 의무를 지키지 않았고 여섯 차례의 시정 요청에도 응하지 않아 게임물관리위원회가 행정처분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시정명령까지 이행하지 않을 경우 국내 유통 제한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문제는 해외 사업자가 한국에 물리적 기반을 두지 않은 상태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면, 국내 업체와 동일한 방식으로 과징금이나 환불 책임을 강제하기가 더 어렵다는 점이다. 한국 시장에서 막대한 매출을 올리면서 법적 책임은 해외 본사와 국내 대리인 사이에 흩어지는 구조가 만들어지면 이용자 피해가 발생했을 때 실제 책임 주체가 모호해질 수 있다.

국내대리인 제도는 바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됐다. 한국에 주소나 영업장이 없는 해외 게임사가 국내에 대리인을 두도록 하고, 게임물 사후관리와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등의 의무를 수행하도록 한 것이다. 시행 1년을 맞은 현재 지정 의무 대상 81곳은 모두 대리인을 지정했다. 그러나 대리인이 존재한다고 해서 소비자 피해 구제가 곧바로 가능해지는 것은 아니다. 현행 구조에서 대리인의 역할은 주로 행정적 보고와 규제 준수 창구에 머물고 있으며, 이용자 환불 문제에 대한 최종 책임은 여전히 해외 본사에 남아 있다.

한국 이용자 입장에서 가장 큰 위험은 돈은 한국에서 벌지만 책임 집행은 국경 밖에 있다는 구조다. 한국 게임사는 국내법에 따라 과태료와 행정처분, 소비자 분쟁 대응을 직접 부담하지만 해외 게임사는 본사가 한국에 없다는 이유로 동일한 수준의 집행이 어려울 수 있다. 실제 공정거래위원회의 확률형 아이템 관련 처분에서는 한국 게임사에 대한 과태료 사례가 확인됐지만 해외 게임사에 대한 처분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런 규제 격차가 장기간 이어진다면 한국 게임사는 더 엄격한 비용과 책임을 부담하면서 중국 게임사는 상대적으로 낮은 규제 비용으로 한국 시장에서 매출을 확대하는 역차별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

중국 게임산업의 한국 시장 확대는 단순한 문화콘텐츠 경쟁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 이용자가 중국 게임에 지출하는 돈이 커질수록 중국 게임사는 더 많은 마케팅과 콘텐츠 투자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확대할 수 있다. 반면 환불과 확률정보, 소비자 분쟁에서 한국 이용자의 권리가 충분히 보호되지 않는다면 한국 시장은 중국 게임사 입장에서 높은 수익을 얻으면서 상대적으로 규제 집행 부담은 낮은 시장이 될 수 있다. 이는 소비자 보호뿐 아니라 한국 게임산업의 경쟁환경에도 영향을 준다. 동일한 시장에서 경쟁하는 기업이라면 국적과 관계없이 같은 규칙을 적용받아야 공정한 시장이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가 경계해야 할 핵심은 중국 게임 자체의 인기나 외국 게임의 성공이 아니다. 한국에서 막대한 매출을 올리는 중국 게임사들이 한국 이용자에게 동일한 수준의 정보 공개와 환불, 소비자 보호 책임을 부담하는지가 문제다. 중국 게임의 한국 수출액이 약 2조3,896억원으로 증가했고, 확률형 아이템 표시 위반에서는 중국 게임사가 1,033건으로 국적별 최다를 기록했으며, 위반 해외 게임사 204곳 가운데 중국 기업이 142곳이었다는 수치는 이 문제가 단순한 일부 회사의 일탈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중국 게임사가 한국 이용자의 높은 결제력을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만큼, 그에 상응하는 법적 책임도 한국 시장 안에서 실질적으로 집행돼야 한다. 확률정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거나 환불을 사실상 방해하는 방식으로 이용자를 압박하면서도 해외 사업자라는 이유로 제재를 피한다면 피해는 결국 한국 소비자와 국내 게임사가 떠안게 된다. 한국 시장에서 돈을 버는 기업이라면 중국 기업이든 어느 국가 기업이든 같은 기준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 중국 게임의 매출 확대와 규제 위반이 동시에 커지는 지금, 한국 게임시장이 단순한 수익원이 아니라 한국 법과 소비자 보호 원칙이 실제로 적용되는 시장이라는 점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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