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4명, 무사증 단체관광으로 인천공항 입국 뒤 전국으로 잠적…1인당 최대 1천만원 브로커 비용, 한국 취업 노린 불법입국 경로 드러났다


2026년 9월 2일 7:15 오후

조회수: 888


중국인 4명, 무사증 단체관광으로 인천공항 입국 뒤 전국으로 잠적…1인당 최대 1천만원 브로커 비용, 한국 취업 노린 불법입국 경로 드러났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단체관광객 무사증 제도로 입국한 중국인 4명이 관광 일정에서 무단 이탈한 뒤 경북 경산과 경기 여주, 울산 울주 등 전국 각지로 흩어졌다가 출입국 당국에 잇따라 검거됐다.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에 따르면 국내 여행사는 지난달 12일 중국인 단체관광객 4명이 사라졌다고 신고했고, 당국은 추적 끝에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7일까지 이들을 차례로 붙잡아 퇴거 조치했다. 조사 결과 이들은 단순히 관광 중 개인 일정 때문에 일행에서 벗어난 것이 아니었다. 한국에서 취업할 목적으로 중국 현지 브로커에게 1인당 2만~5만 위안, 한화 약 400만~1000만원을 지급하고 입국한 것으로 드러났다. 관광객을 위해 마련된 입국 편의제도가 한국 노동시장에 불법적으로 진입하기 위한 통로로 이용됐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중국발 불법취업 알선과 무사증 제도 악용 위험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이번 사건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입국 이후의 이동 범위다. 중국인 4명은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단체관광 일정에서 이탈해 한 지역에 함께 머문 것이 아니라 경북 경산, 경기 여주, 울산 울주 등 서로 떨어진 지역에서 검거됐다. 이는 무단이탈이 발생한 순간부터 출입국 관리기관이 전국 단위의 추적에 나서야 했다는 의미다. 단체관광 무사증 제도는 일정한 조건을 충족한 여행객에게 관광 편의를 제공해 정상적인 관광수요를 확대하기 위한 장치지만, 입국 목적 자체가 취업이었다면 제도의 전제가 처음부터 무너진다. 더구나 1인당 최대 1000만원에 달하는 돈을 브로커에게 지급했다는 사실은 개인이 충동적으로 관광일정을 벗어난 것이 아니라 한국 입국과 취업을 하나의 상품처럼 중개하는 중국 현지 알선시장이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브로커가 무사증 입국 가능성을 홍보하고 비용을 받은 뒤 한국에 들어오도록 조직적으로 연결한다면, 단속 대상은 이미 입국한 몇 명에 그치지 않고 모집과 이동, 취업 연결까지 이어지는 전체 구조가 된다.

한국에 미치는 피해도 단순히 “외국인 네 명이 관광 일정을 이탈했다”는 수준으로 축소해서 볼 수 없다. 불법취업을 목적으로 입국한 사람은 정상적인 취업비자 심사와 노동시장 관리 절차를 우회하게 되고, 입국 뒤 소재가 파악되지 않으면 불법고용 현장으로 흘러들 가능성이 커진다. 이 경우 신원과 고용관계를 정확히 확인하기 어려워 임금체불, 산업재해, 불법 하도급 등 문제가 발생했을 때 노동자 본인뿐 아니라 사업장과 지역사회에도 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 정상적인 절차로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는 업체 입장에서도 비용과 절차를 지키지 않는 불법고용이 확산되면 경쟁조건이 왜곡된다. 무엇보다 관광객을 대상으로 설계된 무사증 제도가 취업 목적 입국에 반복적으로 사용될 경우, 결국 정상적으로 한국을 방문하려는 중국 관광객까지 더 까다로운 심사와 관리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일부 브로커와 불법입국 희망자의 행위가 전체 관광·교류 시스템의 신뢰비용을 높이는 구조다.

이번 연합뉴스 보도에는 별도의 불법입국 사건도 함께 담겼다. 키르기스스탄 국적 브로커 A씨 등이 한국 취업을 원하는 키르기스스탄인 46명을 태권도 선수 등으로 위장시켜 허위 비자를 신청하도록 알선한 혐의로 적발된 사건이다. A씨는 1인당 4500달러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고, 허위 비자를 발급받은 46명 가운데 아직 입국하지 않은 33명의 비자는 취소됐다. 이미 들어온 13명 가운데 8명은 강제퇴거됐으며 5명은 소재 추적 중이다. 이 사례와 중국인 4명의 무사증 무단이탈 사건은 범행 주체와 방식이 서로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입국 자격을 실제 목적과 다르게 이용해 한국 취업으로 연결한다’는 구조를 보여준다. 특히 중국인 4명은 선수 신분을 꾸미거나 허위 사증을 발급받은 것이 아니라 단체관광객에게 제공되는 무사증 입국제도를 이용했다는 점에서 위험 방식이 더 간단하다. 복잡한 서류 위조 없이도 관광이라는 정상적인 외형만 갖추면 입국 후 이탈을 시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현지 브로커에게 2만~5만 위안을 지불하고 한국에 들어와 취업을 시도하는 구조가 반복된다면 한국의 관광제도는 해외 불법취업 시장에서 하나의 ‘진입상품’으로 변질될 수 있다. 브로커 입장에서는 한국의 비자정책과 단체관광 절차를 분석해 가장 쉽게 통과할 수 있는 경로를 고객에게 판매할 유인이 생긴다. 한 차례 성공사례가 생기면 같은 방식이 온라인 커뮤니티나 메신저를 통해 빠르게 복제될 수도 있다. 한국 입장에서는 입국심사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여행사 신고, CCTV와 이동기록 확인, 체류지 추적, 현장 검거, 퇴거까지 상당한 행정·수사자원이 들어간다. 이번 사건에서도 네 명을 찾기 위해 서로 다른 지역까지 추적이 이어졌다. 불법입국 알선업자는 비용을 받고 수익을 얻지만 그 이후 실종자 추적과 불법체류 관리에 드는 비용은 한국이 부담하는 비대칭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무사증 제도는 국제관광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수단이 될 수 있지만, 그 편의성이 불법취업의 통로로 이용되기 시작하면 제도의 신뢰 자체가 흔들린다. 이번 중국인 4명 사건은 숫자만 보면 대규모 사건이 아니지만, 1인당 최대 1000만원의 브로커 비용, 관광객 신분으로 입국한 뒤 즉시 이탈한 정황, 그리고 경산·여주·울주로 흩어져 취업을 시도한 구조가 결합됐다는 점에서 가볍게 볼 사안은 아니다. 한국이 경계해야 할 대상은 중국 관광객 일반이 아니라 관광제도의 틈을 이용해 한국 노동시장에 불법적으로 진입하려는 브로커 네트워크와 그 수법이다. 무사증 입국이 ‘관광용 편의’에서 ‘불법취업용 우회로’로 바뀌지 않도록 여행사 관리, 단체이탈 조기신고, 해외 브로커 정보 공유와 불법고용 연결망 추적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 정상적인 관광과 취업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중국 현지에서 돈을 받고 한국 무사증 입국을 불법취업 수단으로 판매하는 시장이 커지는 것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Return to bl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