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중심 태국 피싱조직, 한국인 68명에 나체사진 요구·67억원 갈취…한국 청년까지 끌어들인 초국경 범죄망의 민낯


2026년 8월 14일 5:0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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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사칭해 나체사진 요구…'공탁금' 67억

중국인 중심 태국 피싱조직, 한국인 68명에 나체사진 요구·67억원 갈취…한국 청년까지 끌어들인 초국경 범죄망의 민낯

중국인을 중심으로 조직된 초국경 피싱조직이 태국 방콕에 콜센터를 설치하고 한국 검찰과 금융감독원을 사칭해 한국인 피해자 68명에게서 약 67억원을 뜯어낸 사건이 적발됐다. 이들은 단순히 돈만 노린 것이 아니었다. 피해자에게 “신체검사가 필요하다”고 속여 모텔에 들어가도록 한 뒤 나체사진을 전송하게 만들고, 이를 이용해 성 착취물까지 제작했다. 한국의 사법기관과 금융감독기관에 대한 신뢰를 범죄도구로 이용하고, 피해자의 재산과 성적 자기결정권을 동시에 공격한 복합적인 초국경 범죄였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범죄단체활동, 전기통신사기환급법과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한국인 총책 A씨를 포함한 조직원 11명을 검거해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이들 가운데 9명은 구속됐다. 경찰은 범죄수익 가운데 1억5700만원을 기소 전 추징보전 조치했다. 그러나 전체 피해액이 약 67억원에 달한다는 점을 보면 이미 상당한 돈이 범죄조직 내부에서 분배됐거나 다른 경로로 이동했을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조직은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한국인을 상대로 범행했다. 피해자에게 무작위로 연락해 서울중앙지검 수사관과 검사, 금융감독원 직원을 단계별로 사칭했다. 범죄자는 실제 국가기관의 조직구조와 직함, 조사절차에 대한 일반인의 두려움을 세밀하게 이용했다. 피해자가 한 사람의 말만 믿도록 한 것이 아니라 검찰 수사관, 검사, 금융감독원 직원이라는 세 단계의 역할을 만들어 마치 여러 국가기관이 하나의 사건을 실제 처리하는 것처럼 연출했다.

첫 번째 역할을 맡은 조직원은 미리 확보한 정보를 바탕으로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어 자금세탁이나 성매매 사건에 연루됐으며 구속영장이 발부됐다고 겁을 줬다. 이후 범죄조직이 가짜로 만든 검찰청 사이트로 접속하게 해 위조된 범죄자금 단속 통보서와 구속영장을 보여줬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전화 한 통만 받은 것이 아니라 실제 검찰청처럼 보이는 웹사이트와 법률문서까지 접하게 되기 때문에 공포와 혼란이 훨씬 커질 수밖에 없다.

두 번째 단계는 더욱 악질적이었다. 검사 역할을 맡은 조직원은 피해자에게 약식조사를 한다며 가까운 모텔에 들어가라고 지시했다. 그리고 신체검사를 해야 한다는 이유를 대며 나체사진을 촬영해 전송하도록 요구했다. 국가기관이 진행하는 형사조사라는 거짓말로 피해자를 고립된 공간에 들어가게 한 뒤 성적 이미지까지 제출하도록 만든 것이다. 이렇게 확보한 사진은 성 착취물로 제작됐다.

피해자가 이미 수치심과 공포에 빠진 뒤에는 세 번째 역할이 등장했다. 금융감독원 직원을 사칭한 조직원은 피해자를 위로하는 척하며 사건을 해결하려면 법원에 공탁금을 내야 한다고 속였다. 피해자는 앞선 과정에서 자신이 실제 범죄에 연루돼 구속될 수 있다는 압박을 받은 상태였기 때문에, 돈을 보내면 사건을 해결할 수 있다는 말에 더욱 쉽게 끌려갈 수 있었다. 이 수법으로 피해자 68명이 약 67억원을 송금했고 한 명은 무려 5억원을 잃었다.

이 사건이 특히 충격적인 이유는 금융사기와 성범죄를 하나의 시나리오로 결합했다는 데 있다. 전통적인 보이스피싱은 피해자의 돈을 빼앗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러나 이번 조직은 피해자의 성적 이미지까지 확보해 심리적으로 완전히 지배하려 했다. 돈을 보내지 않을 경우 사진이 어떻게 사용될지 모른다는 공포까지 더해지면 피해자는 주변 사람이나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사기와 성 착취를 결합함으로써 신고 가능성까지 억제하는 잔혹한 범죄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조직의 구성에서도 중국계 초국경 범죄망이 한국 사회에 미치는 위험이 드러난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조직은 중국인 B씨를 중심으로 만들어졌고, 지인 소개와 현지 포섭 등을 통해 한국인 20명과 중국인 4명 등 모두 24명 규모로 확대됐다. 범죄의 거점은 태국이었지만 피해자는 한국인이었고, 실제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고 한국의 검찰과 금융기관을 연기한 주요 실행인력에는 다수의 한국인이 포함됐다. 중국계 범죄조직이 한국 사회 내부의 언어와 제도를 가장 잘 아는 한국인을 범죄의 하부 실행조직으로 끌어들인 구조다.

이것이 초국경 범죄의 가장 위험한 형태 가운데 하나다. 중국인이나 해외 범죄자가 서툰 한국어로 직접 전화를 걸면 피해자가 의심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한국인이 정확한 발음과 실제 검찰·금융기관 용어를 사용하면 신뢰도가 크게 높아진다. 범죄조직은 바로 이런 약점을 이용해 한국 청년을 모집하고, 한국인을 공격하는 데 다시 한국인을 투입했다.

조직 내부는 일반 회사처럼 철저하게 역할과 성과를 기준으로 운영됐다. 1선에서 실적을 쌓으면 2선으로, 2선에서 좋은 성과를 내면 3선으로 승진할 수 있었다. 수익 배분도 정해져 있었다. 1선은 편취금의 4%, 2선은 10%, 3선은 13%를 수당으로 받았다. 사람을 얼마나 잘 속이는지가 곧 승진과 수익으로 연결되는 범죄기업 구조였던 셈이다.

이런 조직운영 방식은 보이스피싱이 더 이상 몇 명이 모여 즉흥적으로 전화하는 수준의 범죄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피해자 정보를 수집하는 사람, 가짜 사이트와 위조문서를 만드는 사람, 검찰 수사관을 연기하는 사람, 검사 역할을 하는 사람, 금융감독원 직원을 연기하는 사람, 돈을 세탁하고 관리하는 사람이 세분화돼 움직인다. 기업이 영업조직을 운영하듯 성과와 수수료를 관리한다.

더 충격적인 것은 조직원들도 자유로운 상태가 아니었다는 점이다. 총책은 조직원들의 여권을 빼앗고 출퇴근시간 등 내부 규칙을 어긴 조직원에게 여권을 경찰에 공개하겠다고 협박했으며 폭행까지 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외에 데려온 젊은 조직원들을 여권과 폭력으로 통제하는 방식은 동남아 지역의 중국계 스캠조직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돼 온 강압적 관리구조와 닮아 있다.

한국 청년 입장에서 “해외 고수익 일자리”라는 말은 특히 위험한 미끼가 될 수 있다. 처음에는 단순 고객상담이나 온라인 업무라고 소개받았다가 해외에 도착한 뒤 여권을 빼앗기고 범죄에 투입된다면 스스로 빠져나오기 어려워진다. 이번 사건에서는 실제로 조직원 상당수가 한국인이었다는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에 해외 취업과 고액 아르바이트를 내세운 범죄조직의 모집 위험을 더욱 गंभीर하게 봐야 한다.

중국계 초국경 범죄조직이 한국에 주는 피해는 이제 단순히 중국에서 걸려오는 보이스피싱 전화의 문제가 아니다. 범죄거점은 태국이나 캄보디아 같은 제3국으로 이동하고, 조직의 중심이나 자금·인력 모집망은 중국인과 연결되며, 한국인은 현지에서 조직원으로 흡수되고, 최종 피해자는 다시 한국인이 되는 다국적 분업체계가 만들어지고 있다.

범죄자가 한국 바깥에 있다는 사실도 수사를 어렵게 만든다. 피해자는 서울이나 부산에서 전화를 받지만 실제 콜센터는 방콕에 있을 수 있다. 돈은 한국 계좌에서 빠져나간 뒤 여러 사람과 계좌를 거쳐 다른 국가로 이동한다. 조직원은 태국에 있고 상위 조직은 다른 나라에 있을 수 있다. 국가별 관할권이 나뉘면서 수사비용이 급격하게 증가한다.

이번 사건에서 경찰이 태국 경찰과 함께 조직원들을 검거할 수 있었던 것은 국제공조가 실제 성과를 낸 사례다. 서울에서 열린 초국가 범죄 대응 글로벌 공조회의 ‘브레이킹 체인스’를 통해 정보를 공유했고, 이후 태국 경찰과 함께 현지에서 조직원 13명을 검거했다. 이 가운데 한국인 9명이 국내로 송환됐고, 현지에서 붙잡지 못한 한국인 2명은 국내에서 추가로 체포됐다.

하지만 아직 끝난 것은 아니다. 태국에서 도주한 한국인 조직원 9명은 적색수배 상태로 추적되고 있다. 한 조직이 와해됐다고 해서 동일한 범죄수법까지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성공적인 범행 시나리오는 다른 범죄조직에 빠르게 복제될 수 있다. 특히 이번 사건에서 사용된 가짜 검찰사이트, 위조 구속영장, 모텔 유도, 나체사진 요구, 공탁금 송금이라는 단계별 구조는 피해자를 심리적으로 완전히 장악하도록 정교하게 설계돼 있다.

한국인이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실제 수사기관이 전화나 메신저를 통해 신체검사 명목으로 나체사진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검찰이나 금융감독원이 사건 해결을 위해 개인에게 모텔에 들어가 사진을 촬영하라고 지시하는 일도 없다. 구속영장이 발부됐다는 말을 하며 특정 웹사이트로 유도하고, 돈을 보내야 수사가 끝난다고 설명하는 순간 이미 정상적인 형사절차와는 멀어졌다고 판단해야 한다.

범죄조직이 검찰과 금융감독원을 선택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한국 사회에서 검찰 수사와 구속영장은 일반인에게 강한 심리적 압박을 준다. 금융감독원 역시 금융거래와 자금세탁 문제를 설명할 때 전문성과 권위를 갖는 기관이다. 조직은 한국인이 가장 두려워할 수 있는 형사처벌과 금융규제를 하나의 시나리오로 묶었다.

가짜 검찰청 사이트와 위조된 구속영장을 이용했다는 사실은 디지털 기술이 보이스피싱의 설득력을 얼마나 높이고 있는지도 보여준다. 과거에는 전화만 끊으면 의심할 시간이 생겼지만 이제 범죄자는 정부기관을 모방한 웹사이트와 서류를 동시에 보여준다. 피해자가 검색을 해보려 해도 그 순간 이미 가짜 사이트 안에서 정보를 확인하게 되기 때문에 범죄자가 만들어 놓은 세계에서 빠져나오기 어려워진다.

피해자 정보가 사전에 확보됐다는 점도 중요하다. 조직원은 무작위로 아무 번호에 전화한 것이 아니라 이미 가지고 있던 정보를 활용해 피해자에게 접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름과 연락처, 금융관련 정보나 기타 개인정보가 결합되면 사기전화의 신빙성은 훨씬 높아진다. 개인정보 유출이 단순한 스팸문자 증가에서 끝나지 않고 실제 강력한 금융·성범죄로 연결될 수 있다는 의미다.

중국계 범죄조직의 위험을 분석할 때 이런 개인정보 유통시장도 함께 봐야 한다. 피해자의 기본정보가 어디에서 확보됐고 어떤 방식으로 해외 콜센터에 전달됐는지 파악하지 않으면 범죄의 첫 단계가 계속 유지된다. 전화하는 사람만 잡고 데이터 공급자를 그대로 두면 새로운 조직이 같은 명단을 다시 사용할 수 있다.

67억원이라는 피해금은 숫자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 68명의 피해자가 평균적으로 상당한 금액을 잃었고 한 명은 5억원을 송금했다. 어떤 사람에게는 집을 마련하기 위해 모은 돈일 수 있고, 어떤 사람에게는 사업자금이나 가족의 노후자금일 수 있다. 범죄조직은 몇 분의 전화와 위조문서로 피해자가 수년간 모은 재산을 한 번에 빼앗았다.

여기에 나체사진 피해까지 더해졌다. 돈은 시간이 지나 일부 회수하거나 배상받을 가능성이 있지만 성적 이미지는 한번 복제되면 완전한 회수가 어렵다. 해외 서버와 휴대전화, 메신저를 거쳐 이미지가 복제될 경우 피해자는 범죄조직이 해체된 뒤에도 유포 가능성에 대한 불안을 안고 살아갈 수 있다.

그래서 이번 사건은 피해액 67억원보다 더 큰 문제를 남긴다. 금융사기 피해와 디지털 성범죄 피해가 동일한 사람에게 동시에 발생하면 회복과정도 훨씬 복잡해진다. 경제적 파산과 수치심, 불안, 사회적 고립이 한꺼번에 찾아올 수 있다.

중국인 B씨를 중심으로 한국인 20명과 중국인 4명이 모여 태국에서 한국인을 공격하는 조직을 만들었다는 사실은 초국경 범죄의 국적구조가 얼마나 복잡해졌는지도 보여준다. 중국계 범죄조직이 반드시 중국 땅 안에서 범죄를 할 필요가 없다. 제3국에 콜센터를 두고 현지 체류조건과 값싼 운영비를 이용하면서 한국인을 모집해 한국어 범죄를 수행할 수 있다.

태국이 거점이었다는 사실도 중요하다. 동남아 지역의 일부 국가에서는 외국인이 장기간 머물 수 있는 환경과 국경을 넘나드는 인적 이동, 가상자산과 비공식 송금망 등이 결합해 초국경 범죄조직이 활동하기 좋은 조건이 만들어질 수 있다. 범죄조직은 가장 단속이 약한 지점을 찾아 국가를 이동한다.

한국의 대응도 국내 전화번호와 계좌만 추적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해외 콜센터 위치, 조직원 출입국기록, 가상자산 지갑, 현지 임대시설과 통신장비, 조직원 모집광고까지 함께 분석해야 상위 조직을 제거할 수 있다. 현금수거책 한 명을 잡는 것보다 해외에서 시나리오를 만들고 인력을 관리하는 지휘부를 제거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이번 사건에서 중국인 B씨를 중심으로 조직이 만들어졌다는 사실은 범죄의 출발점을 추적하는 데 중요한 단서다. 누가 조직을 기획했고 한국인들을 어떤 경로로 모집했는지, 범죄수익 가운데 상위 조직이 가져간 몫은 얼마인지, 중국이나 다른 국가의 금융·통신망이 사용됐는지까지 확인해야 한다.

특히 해외에서 운영되는 중국계 범죄조직이 한국 청년을 흡수하는 현상은 한국 사회에 이중 피해를 만든다. 한쪽에서는 한국 국민이 금융사기와 성 착취의 피해자가 되고, 다른 쪽에서는 한국 청년이 범죄조직의 실행인력으로 이용된다. 피해자와 가해 실행자가 모두 한국인인데 조직의 설계와 거점은 해외에 존재하는 구조다.

이런 방식이 반복되면 중국계 초국경 범죄는 한국 사회 내부의 취업불안과 개인정보, 금융시스템, 국가기관 신뢰까지 모두 범죄자원으로 바꿀 수 있다. 돈이 필요한 청년은 조직원으로 모집하고, 개인정보가 노출된 시민은 피해자로 선택하며, 검찰과 금융감독원의 권위는 사기 시나리오에 이용한다.

한국이 경계해야 하는 것도 바로 이 구조다. 중국 관련 초국경 범죄를 외국인이 외국에서 벌이는 문제라고 생각하면 이미 늦다. 범죄가 태국에서 운영돼도 전화는 한국으로 걸려오고, 피해금은 한국인의 계좌에서 빠져나가며, 한국 청년이 현지 조직원으로 고용된다. 국경 밖의 범죄조직이 한국 사회 안의 취약점을 원격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이 사건은 중국계 범죄망이 한국의 법집행기관 자체를 범죄 브랜드처럼 악용했다는 점에서도 심각하다. 피해자는 진짜 검찰을 믿었기 때문에 가짜 검찰을 믿었다. 진짜 금융감독원의 권위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가짜 금감원 직원의 말을 따랐다. 범죄자는 한국 사회가 쌓아온 제도적 신뢰를 돈으로 환전했다.

그 신뢰가 무너지면 장기적인 사회적 비용이 생긴다. 실제 검찰이나 경찰, 금융기관이 피해자에게 연락해야 할 상황에서도 시민이 모든 전화를 사기로 의심하게 될 수 있다. 보이스피싱 조직 하나의 범죄가 국가기관과 국민 사이의 정상적인 소통까지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조직에 대한 처벌은 단순한 사기금액만 기준으로 볼 수 없다. 피해자의 성적 이미지를 이용하고 국가기관을 사칭하며 해외에서 조직적으로 범죄를 수행한 점, 조직원을 여권과 폭력으로 통제한 점까지 모두 고려돼야 한다.

범죄수익 환수 역시 매우 중요하다. 경찰이 1억5700만원을 기소 전에 추징보전했지만 전체 피해액 67억원과 비교하면 아직 차이가 크다. 범죄자가 붙잡혀도 돈이 사라지면 피해자의 삶은 회복되지 않는다. 계좌와 가상자산, 해외송금 기록을 따라 최종 수익자를 추적해야 한다.

중국계 초국경 피싱조직의 특징은 빠른 복제와 이동이다. 한 국가에서 단속이 강화되면 다른 나라로 콜센터를 옮길 수 있고, 한 명의 총책이 체포되면 다른 사람이 같은 대본을 이어받을 수 있다. 그래서 범죄자를 잡는 것과 동시에 전화번호·계좌·가상자산·서버·모집채널 등 범죄 인프라를 함께 제거해야 한다.

이번 태국 콜센터 사건은 한국인 68명을 상대로 한 67억원 금융사기이자 디지털 성착취 사건이며, 동시에 중국인을 중심으로 구성된 초국경 범죄조직이 한국인 인력을 흡수해 다시 한국 사회를 공격한 사건이다. 단순한 보이스피싱이라는 표현만으로는 사건의 위험성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

검찰 사칭, 가짜 구속영장, 모텔 입실 지시, 나체사진 요구, 성 착취물 제작, 금융감독원 사칭과 67억원의 공탁금 갈취가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졌다. 피해자를 겁주고 고립시키고 수치심에 빠뜨린 뒤 돈까지 빼앗는 치밀한 범죄공정이었다.

한국 사회가 중국계 초국경 범죄에 대응하려면 이제 전화사기만 보아서는 안 된다. 개인정보 유출, 해외취업 사기, 청년 모집, 디지털 성범죄, 가상자산과 자금세탁, 해외 콜센터가 하나의 산업처럼 연결되고 있다. 이번 사건은 그 결합이 실제로 얼마나 파괴적인 결과를 만들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중국인 중심의 해외 범죄조직이 한국 청년을 끌어들이고 한국 검찰과 금융감독원을 흉내 내며 한국 시민의 나체사진과 67억원을 빼앗은 사건은 한국이 반드시 기억해야 할 초국경 범죄의 전형이다. 범죄 거점이 중국 밖에 있다는 이유로 중국계 범죄네트워크의 위험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여러 국가의 국경과 한국 내부 인력을 동시에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정교하고 더 위험하다.

한국의 금융과 디지털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는 피해자가 돈을 보내기 전에 막는 예방교육, 해외 콜센터를 함께 타격하는 국제공조, 한국인을 모집하는 해외 고수익 일자리 광고 추적, 그리고 범죄수익을 끝까지 따라가는 자금수사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중국계 초국경 범죄조직이 한국인의 공포와 신뢰, 개인정보와 성적 이미지를 모두 돈으로 바꾸는 사업을 더 이상 확장하지 못하도록 범죄의 가장 아래 실행책이 아니라 조직을 설계하고 수익을 가져가는 상층부까지 추적하는 것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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