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인 불법체류·취업 단속 비중 13.2%→20.8% 급등…태국은 줄었는데 중국은 커졌다, 한국 체류질서에 드러난 새로운 경고
한국의 전체 불법체류 외국인 규모가 감소하는 가운데 중국 국적자의 불법체류·불법취업 단속 비중은 오히려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안철수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불법체류자는 2023년 42만3,675명에서 지난해 35만7,598명으로 줄었다. 그러나 전체 불법체류·취업 단속 인원 가운데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13.2%에서 올해 1~8월 20.8%로 7.6%포인트 상승했다. 주요 국적 가운데 가장 큰 상승폭이다. 중국인 불법체류자의 절대 숫자 자체는 감소했지만 전체 불법체류자가 더 빠르게 줄어드는 과정에서도 중국 국적자의 불법체류·취업 적발이 상당한 규모로 이어지면서, 한국의 체류관리에서 중국 관련 문제가 차지하는 상대적 부담은 오히려 커지고 있는 셈이다.
같은 기간 태국은 정반대의 흐름을 보였다. 태국인 불법체류자는 2023년 15만2,265명에서 지난해 11만5,851명으로 23.9% 감소했고, 전체 불법체류·취업 단속 인원에서 태국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3년 41.2%에서 지난해 33.8%, 올해 1~8월에는 22.9%까지 낮아졌다. 반면 중국은 13.2%에서 20.8%로 상승했고, 베트남 역시 같은 기간 19.6%에서 24.9%로 높아졌다. 태국은 무사증 입국이 가능한 외국인에게 적용되는 K-ETA 대상국인 반면 중국과 베트남은 일반적인 입국제도가 다르기 때문에 국가별 수치를 단순히 같은 기준으로 비교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한국의 전체 불법체류 규모가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중국과 베트남의 단속 비중이 커졌다는 사실은 체류관리 위험이 특정 국적과 취업·체류 경로에 더욱 집중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중국 관련 통계는 절대 인원보다 비중의 변화를 함께 볼 필요가 있다. 중국인 불법체류자의 숫자가 줄었다는 사실만 보면 문제가 완화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전체 불법체류 인구가 감소하는 속도보다 중국 관련 단속 비중이 더 빠르게 커졌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올해 1~8월 중국인이 전체 불법체류·취업 단속에서 20.8%를 차지했다는 것은 단속 현장에서 중국 국적자의 체류위반과 불법취업이 여전히 높은 빈도로 확인되고 있다는 뜻이다. 불법취업은 단순한 체류기간 초과와 달리 사업장과 임금, 고용주, 숙소, 지역 상권 등 한국 내부의 생활·노동시장과 직접 연결된다. 체류자격이 없는 상태에서 취업이 지속되면 정상적으로 세금과 보험, 노동규정을 지키는 사업자와 근로자에게 불공정한 환경을 만들 수 있고, 신원확인과 행정단속에 필요한 비용 역시 한국 사회가 부담하게 된다.
이번 자료가 더 주목되는 이유는 태국 관광시장과 비교했을 때 나타나는 역설 때문이다. 태국에서는 K-ETA와 강도 높은 입국심사를 둘러싼 불만이 장기간 누적되며 이른바 ‘밴코리아’ 움직임까지 확산했고, 방한 관광객 수 역시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태국인 방문객은 2019년 약 57만2,000명에서 2023년 약 37만9,000명, 2024년 32만4,000명으로 줄었고 지난해에도 약 33만2,000명에 머물렀다. K-ETA 사전승인을 받고도 입국장에서 다시 목적을 소명해야 하거나 입국이 거부된 사례들이 SNS를 통해 확산하면서 한국 관광에 대한 불신이 커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상 관광객의 이탈이라는 비용이 발생하는 동안 중국인의 불법체류·취업 단속 비중은 오히려 크게 높아졌다는 점은, 체류관리에서 중요한 것이 모든 방문객에게 일률적으로 강한 장벽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실제 위험이 반복되는 체류유형과 입국 이후 행동을 더 정밀하게 구분하는 것임을 보여준다.
중국은 한국 관광시장과 경제활동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국가다. 관광객과 유학생, 근로자, 방문자 등 다양한 형태의 인적 이동이 이뤄지는 만큼 정상적인 중국인의 방문과 합법적인 체류는 한국 경제에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한다. 그러나 인적 이동 규모가 커질수록 체류기간 초과와 불법취업, 입국 당시 신고한 목적과 실제 활동의 불일치도 함께 관리해야 한다. 특히 전체 불법체류자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중국인의 단속 비중이 5명 중 1명 수준까지 올라갔다면 단순히 전체 평균만 보고 체류질서가 개선됐다고 판단하기 어렵다. 어떤 입국자격을 통해 들어온 뒤 어떤 업종으로 이동하는지, 누가 불법취업을 알선하는지, 반복적으로 체류위반을 만드는 경로가 있는지까지 세부적으로 살펴야 실제 관리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한국 사회가 주목해야 할 핵심은 중국인의 절대 불법체류자 수가 감소했다는 사실과 단속 비중이 크게 상승했다는 사실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점이다. 어느 하나만 강조하면 상황을 과장하거나 축소하게 된다. 중요한 것은 한국 전체의 불법체류 규모가 줄어드는 가운데도 중국 국적자의 불법체류와 불법취업이 단속 현장에서 높은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태국처럼 정상 관광객의 신뢰를 잃는 방식은 관광산업에 손실을 줄 수 있지만, 반대로 실제 체류위반과 불법취업이 집중되는 경로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노동시장과 행정관리의 부담은 계속 커진다. 중국과의 대규모 인적 교류가 앞으로도 지속되는 만큼, 정상 관광과 합법 체류의 경제적 효과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불법체류와 불법취업이 반복되는 구조를 더 정확하게 식별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국인 단속 비중이 13.2%에서 20.8%로 오른 변화는 한국 체류질서에서 새로운 위험축이 어디로 이동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경고 신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