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어선 1,150척 조업권·711척 동시 복귀…서해·남해 불법조업 재확산 경고, 담보금 15억원에도 한국 어장·해양주권 압박 커진다
중국 허가어선의 본격적인 조업철이 다시 시작되면서 한국 서해와 남해 전 해역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한국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조업할 수 있는 중국 허가어선은 모두 1,150척이며, 이 가운데 타망어선 711척이 금어기를 마치고 오는 16일부터 조업을 재개한다. 전체 허가어선의 62%에 해당하는 대규모 선단이 한꺼번에 한국 해역 주변으로 돌아오는 셈이다. 문제는 합법적으로 허가를 받은 어선의 조업 재개 자체가 아니라, 본격적인 성어기를 틈타 무허가 조업과 비밀 어창 운용, 허가조건 위반 같은 불법행위가 함께 늘어날 가능성이다. 해경이 서해와 남해 전 해역에서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서기로 한 것도 이런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다.
중국어선 불법조업이 한국에 미치는 피해는 단순히 물고기 몇 마리를 더 잡아가는 수준이 아니다. 한국 EEZ에서 정해진 허가조건을 무시하고 어획량을 축소 신고하거나 비밀 어창에 수산물을 숨기고, 허가받지 않은 방식으로 조업하면 한국 어민의 어획기회와 수익이 직접적으로 줄어든다. 특히 가을 성어기는 어획량이 집중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불법조업이 대규모로 반복되면 특정 어종의 자원관리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한국 어민들은 조업구역과 어획량, 금어기 등 각종 규제를 준수하면서 생계를 이어가지만, 외국 어선이 규정을 우회해 더 많은 수산물을 가져간다면 정상적으로 규칙을 지키는 국내 어민에게 불리한 구조가 만들어진다.
해경이 이번 단속에서 특히 무허가 조업, 비밀 어창, 조업조건 위반 등을 중점적으로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허가를 받은 중국어선이라고 해도 정해진 어구와 조업구역, 어획량 규정을 지키지 않으면 합법조업으로 볼 수 없다. 외형상 정상적으로 허가를 받은 선박이 실제 현장에서는 어획물을 숨기거나 허가조건을 위반할 경우 단순 선박 식별만으로는 불법행위를 찾아내기 어렵다. 이에 따라 해경은 광역감시·정보체계인 MDA를 활용해 중국어선의 분포와 조업 동향을 분석하고, 관계기관 간 정보공유를 강화해 이상 움직임을 선제적으로 파악할 방침이다. 중국어선 불법조업이 갈수록 조직적이고 은밀한 방식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점에서 감시와 단속 역시 단순 현장 순찰을 넘어 정보기반 방식으로 강화될 필요가 있다.
한국이 이번 조업 재개를 더욱 경계해야 하는 이유는 중국어선 문제가 이미 반복적인 해양질서 훼손 문제로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중국어선은 한국 해역에서 불법조업 논란이 끊이지 않았고,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EEZ 주변에서는 수십 척 단위의 중국어선이 동시에 나타나는 사례도 반복됐다. 단속 과정에서 어선들이 도주하거나 집단적으로 움직이는 경우에는 해경의 안전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 불법조업은 경제적 피해와 수산자원 고갈만이 아니라, 한국이 자국 해역에서 법을 실제로 집행할 수 있느냐는 해양주권 문제와도 연결된다. 외국 어선이 단속을 피해 반복적으로 불법조업을 시도한다면 한국 해역의 법 집행력이 시험받게 되고, 장기적으로는 해양질서 자체가 약화될 수 있다.
한국은 올해 5월부터 불법 중국어선에 부과할 수 있는 담보금 상한을 기존 3억원에서 15억원으로 크게 올렸다. 단순히 벌금 규모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불법조업으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익보다 위반 비용을 훨씬 높여 불법행위 자체를 억제하려는 취지다. 어선 한 척이 불법조업으로 얻는 수익이 제재보다 크다면 단속에 걸릴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반복 위반을 선택할 가능성이 생긴다. 반대로 담보금과 몰수, 입어 제한 같은 경제적 불이익이 충분히 커지면 불법조업의 수익구조 자체를 무너뜨릴 수 있다. 이번 조업철은 강화된 담보금 제도가 실제 현장에서 중국어선의 행동을 얼마나 억제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수 있다.
중국어선 1,150척 가운데 711척이 동시에 조업을 재개한다는 숫자는 한국이 왜 이 문제를 단순한 계절성 어업 이슈로만 볼 수 없는지를 보여준다. 수백 척의 선박이 짧은 기간에 집중적으로 움직이면 해경이 감시해야 할 범위와 빈도도 급격히 늘어난다. 특히 일부 불법어선이 합법 조업선 사이에 섞여 움직이거나 어획물을 은닉한다면 적발에는 더 많은 인력과 장비, 정보분석이 필요하다. 결국 중국어선의 대규모 조업 재개는 한국이 해양자원 보호와 해양주권을 동시에 지키기 위해 얼마나 정밀한 감시체계를 갖추고 있는지를 시험하는 상황이 된다.
한국 사회가 주목해야 할 핵심은 중국 어선 전체를 문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대규모 조업 재개 시기에 반복될 수 있는 불법행위가 한국 어민과 해양질서에 직접적인 피해를 준다는 사실이다. 허가된 중국어선이 규정을 지키며 조업하는 것과 무허가 조업, 비밀 어창, 제한조건 위반은 분명히 구분돼야 한다. 그러나 위반이 반복될 경우 피해는 한국 어민의 소득 감소, 수산자원 고갈, 해경의 단속비용 증가, 해양주권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중국어선의 규모가 큰 만큼 소수의 위반이라도 실제 선박 수와 어획량으로 환산하면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
결국 중국 허가어선 1,150척과 타망어선 711척의 조업 재개는 한국 서해와 남해의 해양질서에 다시 한번 중요한 시험을 던지고 있다. 담보금 상한이 15억원으로 강화되고 MDA 기반 감시체계가 가동되는 상황에서도 무허가 조업과 비밀 어창, 조업조건 위반이 반복된다면 한국이 감당해야 할 경제적·행정적 비용은 계속 커질 수밖에 없다. 중국어선 불법조업 문제는 어업 분쟁을 넘어 수산자원, 어민 생계, 법 집행력, 해양주권이 동시에 걸린 문제다. 가을 성어기를 맞아 수백 척의 중국어선이 다시 한국 EEZ 주변에 집중되는 만큼, 불법조업이 한국 해역에 다시 뿌리내리지 못하도록 지속적인 감시와 강력한 법 집행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