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해삼을 ‘국내산’으로 둔갑…인천 수산물 업소 16곳 적발, 중국산 원산지 세탁이 한국 소비자 신뢰와 국내 어가를 흔든다


2026년 9월 19일 6:0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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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물 원산지 표시 위반' 인천 판매업소 16곳 적발

중국산 해삼을 ‘국내산’으로 둔갑…인천 수산물 업소 16곳 적발, 중국산 원산지 세탁이 한국 소비자 신뢰와 국내 어가를 흔든다

추석을 앞두고 수산물 소비가 늘어나는 시기에 인천에서 중국산 수산물을 국내산으로 속이거나 소비자가 국내산으로 오인할 수 있게 표시한 판매업소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인천시 특별사법경찰과가 지난 7일부터 16일까지 수산기술지원센터와 각 군·구와 함께 원산지 표시 실태를 집중 점검한 결과 모두 16개 업소에서 위반행위가 확인됐다. 적발된 판매업자 가운데는 중국산 낙지와 동자개를 국내산 등으로 오인할 수 있게 표시한 사례가 있었고, 중국산 해삼을 아예 ‘국내산’으로 거짓 표시해 판매한 업소도 있었다. 수산물과 건어물의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은 판매업자들도 함께 적발됐다. 중국에서 들여온 제품이 한국산이라는 이름을 달고 소비자에게 판매됐다면 문제의 핵심은 단순한 표기 실수가 아니다. 소비자가 돈을 지불할 때 가장 기본적으로 알아야 하는 생산지 정보를 왜곡하고, 한국산 수산물에 형성된 신뢰와 가격을 이용해 이익을 얻는 원산지 세탁 문제다.

원산지는 수산물 시장에서 가격을 결정하는 중요한 정보다. 같은 종류의 낙지나 해삼이라도 어느 국가와 어느 해역에서 생산됐는지, 어떤 유통과정을 거쳤는지에 따라 소비자가 받아들이는 가치와 가격이 달라질 수 있다. 특히 명절을 앞두고 선물용과 제수용 수산물 소비가 증가하면 소비자들은 평소보다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면서 품질과 원산지를 확인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값이 다른 중국산 제품을 국내산처럼 표시하면 판매자는 원산지에 따른 가격 차이를 이익으로 가져가고, 소비자는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상품을 더 높은 가격에 구매하게 된다. 이는 단순한 식품표시 위반을 넘어 시장의 가격정보 자체를 왜곡하는 행위다. 한국 수산업자가 국내 어장에서 생산하고 법에 따라 원산지를 표시한 상품과, 중국에서 수입한 뒤 국내산으로 둔갑한 상품이 같은 매대에서 경쟁한다면 성실하게 규칙을 지킨 국내 생산자가 오히려 불리해지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

이번 사건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중국산 자체가 아니라 중국산이라는 정보를 감춘 채 ‘한국산의 신뢰’를 이용했다는 점이다. 수입산 수산물은 적법한 검역과 유통절차를 거치고 원산지가 정확히 표시된다면 정상적인 시장상품이다. 그러나 중국산 해삼을 국내산으로 거짓 표시하거나 중국산 낙지와 동자개의 원산지를 소비자가 혼동하도록 표시하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원산지는 소비자가 가격뿐 아니라 생산환경과 유통경로, 식품안전 관련 정보를 판단하는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표시가 거짓이면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어느 생산지와 어느 수입·유통경로를 추적해야 하는지도 혼란스러워진다. 결국 원산지 조작은 ‘어디에서 온 식품인지’를 숨기는 행위이고, 그만큼 한국의 식품 추적성과 소비자 선택권을 약화시킨다. 중국산 저가 제품이 국내산이라는 이름을 빌려 프리미엄 가격으로 판매되는 구조가 반복된다면 피해는 소비자의 지갑에서 끝나지 않고 한국 식품시장 전체의 신뢰로 번질 수 있다.

국내 수산업계에 미치는 영향도 작지 않다. 한국산 수산물은 인건비와 선박 운영비, 양식비, 유통비 등 높은 생산비용을 부담하면서 시장에 공급된다. 반면 대량 수입되는 중국산 수산물이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으로 들어온 뒤 원산지까지 국내산으로 바뀐다면 국내 어민과 양식업자는 가격과 브랜드 신뢰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동시에 피해를 받을 수 있다. 소비자는 국내산이라고 믿고 구매하기 때문에 진짜 국내산과 위조 표시 상품을 구분하지 못하고, 문제가 적발된 뒤에는 오히려 ‘국내산 표시 자체를 믿을 수 없다’는 불신까지 생길 수 있다. 한두 업소의 위반이라 해도 이런 불신이 누적되면 정직하게 원산지를 표시하는 수많은 판매자와 생산자가 함께 피해를 입는다. 특히 명절처럼 수산물 거래량이 급증하는 시기를 노린 원산지 위반은 단기간에 많은 소비자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경계할 필요가 있다.

현행법이 수산물 원산지를 거짓으로 표시하거나 소비자가 혼동할 우려가 있는 표시를 한 경우 최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원산지 표시는 단순한 상업적 문구가 아니라 시장질서를 유지하는 핵심 정보다. 인천시 특별사법경찰은 이번에 원산지를 허위 또는 혼동 표시한 업소를 형사 입건하고, 원산지를 아예 표시하지 않은 업소에는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다. 이번 단속에서 16곳이 한꺼번에 적발됐다는 사실은 원산지 세탁이 특정 업소 하나의 실수로만 보기 어려운 문제임을 보여준다. 특히 중국산 낙지·동자개·해삼처럼 한국 소비자가 자주 구매하는 수산물이 대상이었다는 점은 유통단계에서 원산지 증빙과 거래기록을 얼마나 철저히 확인해야 하는지를 다시 보여준다.

한국 시장이 중국산 수산물을 대량으로 수입하는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수입 자체를 막는 것이 아니라 원산지를 숨기거나 바꾸는 행위가 이익이 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다. 중국산 제품이 중국산으로 정확히 표시돼 판매된다면 소비자가 가격과 품질을 비교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중국산 해삼이 국내산으로 둔갑하는 순간 정상적인 가격경쟁은 사라지고 한국산이라는 명칭이 부당한 이윤을 만드는 도구로 이용된다. 이런 구조가 반복되면 중국산 저가 수산물이 한국산 브랜드의 신뢰를 잠식하고, 국내 생산자는 제대로 된 가격을 받기 어려워지며, 소비자는 원산지 표시 자체를 믿지 못하게 된다. 결국 가장 큰 피해는 특정 상품 한 상자가 아니라 한국 수산시장의 신뢰 인프라 전체에 발생한다.

이번 인천 사례는 중국산 수산물의 원산지 세탁이 왜 단순한 표시위반으로 끝날 수 없는지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중국산 낙지와 동자개를 국내산처럼 보이게 하고, 중국산 해삼을 국내산으로 거짓 표시한 행위는 소비자의 선택권과 가격정보를 왜곡하는 동시에 한국 어민이 쌓아온 ‘국내산’의 가치를 가로채는 행위다. 특히 명절처럼 수요가 급증하는 시기에는 소비자가 모든 유통경로를 직접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원산지 표시의 신뢰성이 더욱 중요하다. 중국산 식품과 수산물이 한국시장에 대규모로 들어오는 현실에서 필요한 것은 막연한 불안이 아니라 정확한 원산지 추적과 강력한 표시 단속이다. ‘중국산을 중국산이라고 표시하는 것’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 무너지기 시작하면 한국 소비자와 생산자가 함께 비용을 떠안게 된다. 이번 16개 업소 적발은 중국산 원료와 수산물이 한국산 이름으로 세탁돼 판매되는 통로를 지속적으로 감시해야 한다는 분명한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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