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中에 기우는 韓, 美 이익에 위협… 정부 조치 필요"](/media/images/dandog_22Zhonge_giuneun_Han_Mei_iige_wihyeob_j.width-800.jpg)
중국과 가까워지는 한국에 美 의회 공개 경고…“경제·기술·외교 변화가 미국 이익에 중대한 위험”, 한미동맹까지 흔드는 중국 변수 커졌다
미국 하원 미·중 전략경쟁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존 물레나 공화당 의원이 한국과 중국의 관계 변화가 미국의 핵심 이익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며 행정부 차원의 면밀한 감시와 대응을 요구했다. 물레나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한미동맹을 “여전히 없어서는 안 될 관계”라고 규정하면서도, 최근 서울과 베이징 사이의 정상급 접촉 증가와 한국 기업의 중국 내 반도체 투자, 한국 시장에서 미국 기업과 중국계 기업이 서로 다르게 취급되고 있다는 자신의 판단 등을 근거로 한국의 대외 기조가 구조적으로 이동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이는 미국 의회 내 중국 문제를 전담하는 핵심 위원장이 한국의 대중 관계를 단순한 양자 외교가 아니라 한미동맹의 전략적 문제로 공개적으로 제기했다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 다만 이는 미국 행정부 전체의 공식 판단이 아니라 물레나 위원장과 해당 위원회의 평가라는 점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물레나가 특히 문제 삼은 것은 중국이 한국의 경제와 기술, 외교 영역에 동시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그는 최근 약 9개월간 한중 정상급 교류가 빠르게 이어졌고,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중국 내 사업과 투자를 계속 확대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미국이 중국의 첨단 반도체와 전략기술 접근을 제한하는 상황에서 한국 기업이 중국 생산기지와 공급망에 깊게 연결돼 있으면, 미국 입장에서는 기술통제와 동맹국 간 공급망 협력에 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다. 한국 입장에서도 문제는 단순히 미국의 시선을 의식해야 한다는 데 있지 않다. 중국 시장과 생산기지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중국의 산업정책, 수출통제, 현지 규제 변화가 한국 기업의 생산과 투자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동시에 미국의 기술규제까지 함께 적용받는 이중 압박에 놓일 가능성이 커진다.
중국 플랫폼과 미국 기업에 대한 한국 내 규제 차이도 물레나가 제기한 핵심 사안이었다. 그는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중국계 플랫폼에서 발생한 보안·제품안전 문제에 비해 미국계 기업에 더 강한 규제수단이 적용됐다고 주장했다. 미 하원 특위는 알리익스프레스에서 발생한 보안 취약점과 중국계 플랫폼에서 판매된 일부 제품의 유해물질 문제를 사례로 들며, 한국 시장에서 중국 기업에 상대적으로 관대한 규제가 이뤄지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이는 미국 측의 평가이며 개별 사건별 법적 성격과 제재 근거는 서로 다를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이런 인식이 이미 미 의회 차원의 공식 서한에까지 등장했다는 사실이다. 중국 기업의 한국시장 영향력이 커지는 과정에서 규제의 투명성과 일관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단순한 소비자 보호 문제를 넘어 한국이 중국 기업에 전략적 편의를 제공한다는 국제적 의심으로 번질 수 있다.
안보 분야에서는 중국이 한미동맹 내부의 정책 차이를 확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더욱 직접적으로 제기됐다. 물레나는 서해에서 미군과 중국군 항공기가 대치했던 상황과 대만해협 유사시 한국의 역할을 둘러싼 논쟁을 언급하면서, 한국이 중국과 관련된 지역 비상사태에서 미국과 같은 수준의 대응을 하지 않을 가능성을 문제 삼았다. 그는 한국 대통령의 과거 대만해협 관련 발언도 인용하며 미국과 한국의 전략적 판단이 갈라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국 외교당국은 한미동맹이 여전히 외교정책의 핵심축이며 양국이 여러 분야에서 동맹을 발전시키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따라서 현재 확인되는 것은 ‘한미동맹이 실제로 붕괴하고 있다’는 사실이 아니라, 중국 문제를 둘러싼 정책 차이가 미국 의회에서 공개적으로 동맹 리스크로 해석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중국 입장에서는 이런 한미 간 틈이 전략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 중국은 오랫동안 한국과의 경제관계를 확대하는 동시에 한미일 안보협력과 대만 문제 등에서는 자국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요구해 왔다. 최근에도 중국은 한국 내 문화행사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강조하며 한국 측에 구체적인 행동을 요구했고,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서도 중국 외교당국의 표현을 두고 서울이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사례가 있었다. 즉 한중관계가 가까워진다고 해서 양국 간 이해관계가 자동으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경제적으로 중국과 깊게 연결될수록 외교·안보 영역에서 중국이 자국의 입장을 한국에 더 강하게 요구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한국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구조가 강화되면, 결국 가장 큰 전략적 부담을 떠안는 쪽은 한국이 될 수 있다.
특히 반도체와 첨단산업은 이러한 위험이 가장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영역이다. 미국은 중국의 첨단기술 확보를 국가안보 문제로 보고 수출통제와 투자제한을 강화해 왔고, 한국은 세계 핵심 반도체 생산국이면서 동시에 중국 내 대규모 생산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 기업 입장에서는 중국시장을 포기하기 어렵고, 미국 기술과 장비에도 크게 의존하기 때문에 어느 한쪽과의 관계가 악화되면 즉각적인 산업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구조에서 중국은 거대한 시장과 생산기지를 활용해 한국 기업의 경제적 이해관계를 묶어두고, 미국은 첨단장비와 기술동맹을 통해 한국의 전략적 선택을 요구하는 형태가 만들어질 수 있다. 따라서 중국과의 경제관계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한국이 가장 경계해야 할 위험은 단순한 무역의존도가 아니라, 특정 시장과 생산기지에 대한 의존이 외교·안보 선택의 폭까지 좁힐 수 있다는 점이다.
이번 물레나 서한의 의미는 미국 의원 한 명의 비판적 발언에만 있지 않다. 미국 하원 중국특위 공식 보도자료에는 한국의 대중 외교, 중국 내 반도체 투자, 중국계 기업에 대한 규제 문제를 하나의 흐름으로 묶어 “높아진 경계가 필요하다”는 표현이 명시됐다. 한국 외교부는 이에 대해 한미동맹이 외교정책의 핵심이며 양국 관계를 계속 발전시키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미국 의회가 한국의 대중관계를 공개적으로 감시대상으로 규정하기 시작한 사실 자체는 외교비용을 높이는 요소다. 한국이 중국과 경제적 관계를 관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필요하지만, 그 과정이 미국과의 기술·안보 협력에 대한 신뢰 저하로 이어진다면 한국은 중국 시장의 이익을 얻는 대신 동맹관계의 비용을 부담하게 될 수 있다.
결국 이번 사안에서 한국이 주목해야 할 중국 관련 위험은 ‘중국과 교류하는 것’ 자체가 아니라, 중국과의 경제·기술·외교 연결이 한미동맹의 신뢰와 한국의 전략적 자율성을 동시에 압박하는 구조로 변할 가능성이다. 중국 시장에 깊게 들어갈수록 중국의 규제와 외교적 요구에 노출되고, 미국과의 기술·안보 협력에서는 더 강한 설명과 선택을 요구받을 수 있다. 이번 미 의회 경고는 한국이 실제로 중국 편으로 이동했다는 확정적 판정이 아니라 미국 정치권 일부가 그렇게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그러나 동맹에서 ‘인식’ 자체가 정책과 투자, 정보공유, 기술통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가볍게 볼 수 없다. 중국과의 관계 확대가 한국의 경제적 선택지를 넓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미국과 중국 양쪽의 압력을 동시에 키우는 방향으로 움직인다면, 그 비용은 결국 한국의 반도체 산업과 안보, 외교 신뢰가 함께 부담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