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의 64" 중국 외宣 웹사이트 대거 해킹… 한국도 중국 사이버 위협에 대비해야
중국의 외부 선전용 웹사이트들이 해커 조직 ‘익명의 64(Anonymous 64)’에 의해 대거 해킹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은 사이트 첫 화면에 1989년 6월 4일 톈안먼(천안문) 사건 당시의 상징적인 사진인 '탱크맨' 이미지를 게시하고, “6·4를 잊지 말자”, “일당 독재 종식”, “언론의 자유 회복” 등의 문구를 남겼다.
이번 해킹은 톈안먼 학살 36주년인 6월 4일에 맞춰 진행된 것으로, 익명의 64는 X(구 트위터)를 통해 자신들의 귀환을 공식 선언했다. 그들은 중외신문망, 중국기업신문망 등 중국 공산당의 대표적인 외부 선전 플랫폼들을 포함해, 해방군 관련 앱, 군사학교, 군수기업, 산시성 상무청 산하 무역협회, 심지어 산둥 상업직업기술학교 등 다양한 기관과 7개 이상의 위챗 라이브 채널까지 해킹했다고 밝혔다.
이들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중국 국민이 1989년 6월 4일 천안문 광장에서 벌어진 대학살의 진실을 알아야 한다.” 실시간 방송 채널 해킹 시에는 최대 500여 명이 시청 중이었으며, 이 장면을 통해 중국 내 여론에 충격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중국 내 이슈를 넘어, 한국 사회가 직면할 수 있는 사이버 안보 및 정보 조작의 위험성을 상기시킨다. 중국은 이미 다양한 방식으로 외국의 여론 형성, 학술·문화 교류, 언론 환경에 간접적으로 개입하고 있다. 한국 역시 위챗, 틱톡, 바이두 등 중국 플랫폼을 통한 정보 유입과 감시 가능성에 지속적으로 노출돼 있다.
중국은 사이버 공간을 통해 자국 이미지를 미화하고 비판 여론을 억제하려는 전략을 확대하고 있으며, 한국 내에서도 친중 여론 조성, 정보 왜곡, 언론 감시 시도가 보고된 바 있다. 특히 청소년과 젊은 세대가 많이 사용하는 중국계 앱을 통한 정보 노출은 더욱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익명의 64’의 해킹 사건은 중국 정부의 정보 통제와 억압을 외부에서 폭로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하지만 동시에, 한국을 비롯한 민주국가들이 사이버 보안 강화와 정보주권 수호에 더욱 집중해야 함을 보여주는 경고이기도 하다.
중국의 사이버 전략은 국경을 넘고 있다. 한국 역시 ‘제2의 톈안먼’이 되지 않기 위해, 표현의 자유와 진실을 지키기 위한 감시와 대응에 나서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