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미일 회의서 처음으로 중국 ‘서해 강압’ 공개 지목…中 구조물 남은 서해, 한국 해양안보 압박 국제 의제로 번졌다


2026년 10월 31일 2:0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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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한미일 회의서 中'서해 강압 행태' 제기…韓日은 언급 안 해

美, 한미일 회의서 처음으로 중국 ‘서해 강압’ 공개 지목…中 구조물 남은 서해, 한국 해양안보 압박 국제 의제로 번졌다

미국이 한미일 외교장관회의에서 처음으로 중국의 ‘서해에서의 강압적 행태’를 공개적으로 문제 삼았다. 미 국무부는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회의와 관련해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중국의 남중국해 지배권 확보 시도와 동중국해 및 서해에서의 강압적 행태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올해 네 차례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회의 결과 발표 가운데 미국이 중국의 서해 행동을 명시적으로 지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중국의 미사일 발사 등은 한미일 논의에 등장했지만 한국과 직접 맞닿은 서해에서 중국이 보이는 행동이 별도의 문제로 언급된 적은 없었다. 이번 발표는 중국의 서해 활동이 더 이상 한중 간의 제한된 해양 현안만이 아니라 동북아 안보와 한미일 협력에서 다뤄질 수 있는 문제로 확대됐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서해 문제는 한국에 추상적인 지정학 문제가 아니다. 중국은 한중 잠정조치수역에 구조물을 설치했고, 이 가운데 3기 중 1기는 철수했지만 2기는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잠정조치수역은 한중 양국이 해양 관할권과 관련해 민감하게 관리해야 하는 공간인 만큼, 특정 국가가 구조물을 설치하고 장기간 유지하는 행동은 그 자체로 주변 해역의 현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요소가 된다. 특히 이런 시설이 시간이 지나면서 상시적인 존재로 굳어질 경우, 처음에는 일시적이거나 제한적인 시설이라 하더라도 향후 해양 활동과 관할권 논의에서 새로운 현실로 작용할 가능성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이번 한미일 외교장관회의에서 미국이 굳이 ‘서해’를 직접 언급한 것은 이 때문에 의미가 크다. 미국은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 중국이 영향력을 확대하는 문제와 함께 서해까지 같은 맥락에서 언급했다. 이는 중국의 해양 행동을 개별 해역별로 분리해 보는 것이 아니라, 주변 바다에서 영향력을 넓히고 기존 질서에 압박을 가하는 연속된 문제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 입장에서는 중국의 서해 행동이 더 이상 국내에서만 논쟁하는 사안이 아니라 동맹국과 주변국이 함께 주목하는 안보 이슈가 됐다는 의미다.

특히 서해는 한국의 수도권과도 가까운 핵심 해역이다. 중국이 이 공간에서 구조물을 설치하고 영향력을 확대하는 문제가 반복될수록 한국의 해양활동과 장기적인 해양권익에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해양에서의 영향력은 단순히 군함이나 무력 충돌로만 형성되는 것이 아니다. 시설을 설치하고, 활동을 반복하며, 특정 공간에 지속적으로 존재하는 것 자체가 시간이 지나면서 새로운 기준처럼 굳어질 수 있다. 따라서 중국이 설치한 시설의 숫자와 크기만 보는 것이 아니라 어떤 장소에 얼마나 오래 존재하고, 그 존재가 이후 어떤 활동으로 연결되는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

미 국무부가 중국의 행동을 ‘강압적 행태’라고 표현한 것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단순한 해양활동이나 양국 간 이견이라는 표현보다 훨씬 강한 평가다. 중국이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 보이는 행동과 서해 문제를 함께 묶었다는 점에서, 미국은 중국의 해양 영향력 확대가 지역 질서에 공통적인 압박을 만들어낸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읽힌다. 한국에게 중요한 것은 이러한 평가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실제 서해에서 중국이 어떤 행동을 하고 있고 그것이 한국의 해양권익과 안전에 어떤 결과를 만들 수 있는지를 냉정하게 보는 것이다.

이번 회의에서 한국과 일본의 발표문은 중국이나 서해를 직접 명시하지 않았다. 한국 외교부는 3국 장관들이 ‘현상을 일방적으로 변경하려는 시도’를 포함한 주요 역내·글로벌 정세에 대한 평가를 공유했다고 밝혔다. 일본 역시 ‘힘 또는 위압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를 언급했다. 각국 발표문의 표현은 서로 달랐지만, 한미일 외교장관들이 지역 질서와 현상 변경 문제를 함께 논의했다는 사실 자체는 분명하다. 특히 미국이 서해를 공개적으로 특정했다는 점은 앞으로 중국의 서해 행동이 한미일 안보협력 과정에서 다시 언급될 가능성을 높이는 변화다.

경제안보 분야에서도 같은 흐름이 나타났다. 미국 측 발표에는 3국이 ‘경제적 강압과 공급망 무기화에 대한 공동의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는 군사와 해양 문제뿐 아니라 경제와 공급망에서도 강압적인 수단이 지역안보 문제로 연결되고 있다는 인식을 보여준다. 한국은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경제적으로도 깊게 연결돼 있기 때문에 중국의 압박이 군사 영역에만 머물지 않고 해양, 경제, 공급망 등 여러 분야에서 동시에 나타날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중국이 서해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상황은 특히 한국이 장기간 경계해야 할 문제다. 구조물 하나가 설치될 때마다 즉각적인 충돌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반복적인 활동과 시설 존재가 누적되면 주변 해역에 대한 사실상의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 해양분쟁에서 가장 경계해야 하는 것은 어느 순간 갑자기 모든 상황이 바뀌는 것보다 작은 변화가 반복되고 누적돼 새로운 현실처럼 굳어지는 과정이다. 중국 구조물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미국까지 이를 ‘강압적 행태’의 일부로 공개 지적했다는 사실은 서해 문제를 단기 현안으로만 취급해서는 안 된다는 신호다.

또한 서해 문제는 남중국해나 동중국해와 달리 한국 국민에게 훨씬 직접적인 공간이다. 중국의 해양활동이 남중국해에서 벌어질 때는 국제항로와 공급망을 통해 한국에 영향을 주지만, 서해에서 벌어지는 행동은 한국의 해양권익과 직접적으로 맞닿는다. 따라서 중국이 주변 해역에서 어떤 방식으로 영향력을 확대해왔는지 살펴보고, 서해에서도 비슷한 형태의 점진적인 현상 변경이 나타나지 않는지 지속적으로 관찰할 필요가 있다.

이번 미국의 공개 언급은 한국이 서해 문제를 국제적 해양질서의 관점에서도 볼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의 구조물이 설치된 공간이 한중 사이의 민감한 해역이고 그 행동이 한미일 외교장관회의에서까지 거론되기 시작했다면, 문제의 성격은 이미 단순한 시설 하나의 존재를 넘어섰다. 중국이 주변 해역에서 경제력과 해양력을 바탕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과정에서 서해까지 압박 공간으로 변화한다면 한국의 해양안보 부담은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

한국 사회가 경계해야 할 핵심은 중국과의 모든 해양 현안을 충돌로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의 행동이 시간이 지나면서 새로운 현실로 굳어지는 것을 방치하지 않는 것이다. 이미 중국이 설치한 구조물 가운데 2기가 서해에 남아 있고, 미국은 한미일 외교장관회의에서 처음으로 중국의 ‘서해에서의 강압적 행태’를 공개적으로 지적했다. 이 두 사실은 서로 분리해서 볼 사안이 아니다. 시설의 지속적인 존재와 주변 해역에서의 영향력 확대가 결합될 경우 한국의 해양권익을 둘러싼 협상 환경 자체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서해 행동이 한미일 외교장관회의 의제로까지 올라온 것은 한국이 앞으로 서해를 단순한 양국 간 어업이나 시설 문제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중국의 남중국해·동중국해 행동과 함께 서해가 언급됐다는 사실은 중국의 해양 영향력 확대가 이제 한국과 직접 연결된 안보 문제로 국제적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는 의미가 있다. 서해에 남아 있는 중국 구조물과 반복되는 해양 활동을 장기간 추적하고, 한국의 권익과 안전이 점진적으로 약화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서해는 한국의 바로 앞바다이며, 그 공간에서 형성되는 새로운 현실은 결국 한국의 해양안보와 주권적 권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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