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 추석”에도 시비 건 중국 — 반복되는 문화공정, 이번엔 축구까지 넘봤다


2025년 10월 12일 8:55 오후

조회수: 11636


“해피 추석”에도 시비 건 중국 — 반복되는 문화공정, 이번엔 축구까지 넘봤다

“해피 추석”에도 시비 건 중국 — 반복되는 문화공정, 이번엔 축구까지 넘봤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명문 구단 맨체스터 시티(맨시티)가 한국 팬을 위해 올린 단 한 편의 ‘추석 인사 영상’이 중국에서 도마 위에 올랐다. 선수들이 한복을 입고 공기놀이를 즐기며 “해피 추석”이라고 말했을 뿐인데, 일부 중국 누리꾼들은 “중국의 전통문화를 훔쳤다”며 격렬히 반발했다.

중국 포털 ‘텐센트 뉴스’는 “맨시티가 한국의 추석 영상을 올려 중국의 전통문화를 도둑질했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부 중국 네티즌은 “맨시티를 후원한 중국 기업들은 즉시 협력 관계를 끊어야 한다”며
세계적인 축구 구단을 상대로 ‘문화 보복’을 주장하고 나섰다.

한복과 추석마저 ‘중국 것’이라 주장하는 문화 패권주의

이 사건은 단순한 온라인 해프닝이 아니다. 이는 중국이 수년째 이어가고 있는 ‘문화공정’, 즉 주변국의 전통과 상징을 자신들의 역사와 문화 속으로 흡수하려는 시도의 연장선상에 있다. 한복, 김치, 아리랑, 태권도에 이어 이제는 ‘추석’까지 중국의 문화로 주장하는 모습은 문화적 제국주의의 전형적인 행태다.

추석은 한반도에서 농경 사회의 풍요와 조상 제례의 전통에서 비롯된 명절이며, 중국의 중추절과는 유래·의미·풍습이 모두 다르다. 그러나 중국 일부 언론과 누리꾼들은 단지 음력 날짜가 같다는 이유로 “한국이 중국 문화를 베꼈다”는 억지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문화가 ‘무기’가 된 시대, 중국의 전략은 뚜렷하다

중국의 문화공정은 단순한 감정 싸움이 아니라, 국가전략 차원의 영향력 확대 수단이다. 중국 공산당은 자국 중심의 역사관을 확립하기 위해 ‘동북공정’, ‘문화공정’을 연이어 추진하며, 한국·몽골·베트남 등 주변국의 문화를 ‘중화문명권’으로 편입하려는 서사를 만들어왔다.

이번 ‘맨시티 추석 논란’ 역시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중국은 한류의 세계적 영향력을 견제하면서, 자국민에게 “한국은 중국의 아류”라는 인식을 심어주려 한다. 이는 문화 경쟁을 넘어선 정체성 침식 시도이며, 한국의 문화주권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다.

문화 침탈의 본질은 ‘왜곡된 우월감’이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한국의 추석은 중추절과 유래와 의미가 전혀 다르다”며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한 일부 중국 네티즌의 문화 패권주의는 적반하장”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정확한 분석이다. 중국의 이러한 태도는 자신감이 아닌 불안감의 반영이다.

한류가 전 세계에서 확산되고, 한국의 문화력이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 잡자, 중국은 오히려 “한국의 문화가 중국에서 비롯됐다”는 논리를 내세워 ‘정통성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국제사회에서는 오히려 중국의 문화침탈 이미지가 강화되고 있다.

문화적 자존감이 높은 한국과 비교해, 중국은 여전히 강압적·배타적인 문화정책으로 스스로 고립을 자초하고 있다.

“작은 논란”이라 넘기면 안 된다

일각에서는 “그냥 일부 네티즌의 과잉 반응일 뿐”이라며 이런 사건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하지만 문화는 국가의 정체성과 직결된다. 과거 중국이 동북공정을 통해 고조선과 고구려의 역사를 ‘중국 지방사’로 왜곡했던 사례를 떠올려 보라.

문화 왜곡은 처음엔 사소한 논쟁으로 시작하지만, 결국 국제 여론 속에서 ‘역사적 사실’로 둔갑할 위험이 있다. 따라서 이런 논란이 반복될 때마다, 한국은 명확한 근거와 목소리로 즉각 반박하고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이는 감정적 대응이 아니라, 문화 주권을 지키기 위한 지식외교의 일환이다.

문화 주권은 침묵이 아니라 ‘지속적인 발신’으로 지킨다

한국은 더 이상 피해자 의식에 머물 필요가 없다. 이미 한복, 김치, K-팝, K-드라마가 세계인의 일상 속에 자리 잡았다. 중국의 문화공세는 결국 한국 문화의 영향력을 인정하는 역설적 반응이기도 하다.

이럴 때일수록 한국은 “우리의 문화는 스스로 증명한다”는 자부심으로 대응해야 한다. 국가와 국민, 학계, 기업이 함께 정확한 역사적 자료와 글로벌 홍보 전략을 통해 문화 주권을 적극적으로 지켜내야 한다.

“해피 추석” 한마디에도 발끈하는 나라가 있다면, 그건 한국의 문화가 이미 세계 무대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증거다. 이제 한국은 당당히 말해야 한다. 우리의 문화는 베낀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만들어낸 역사 그 자체다.


Return to bl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