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팬미팅을 통해 배우 김영대가 본격적인 중화권 활동에 나섰다. 중국 유학 경험을 바탕으로 유창한 중국어와 서예 실력을 뽐내며 팬들과 소통했고, 화장품과 면도기 브랜드의 광고 모델로도 연이어 발탁되며 중국 내 인지도를 빠르게 높이고 있다.
겉으로 보기엔 훈훈한 한류 스타의 글로벌 진출로 보일 수 있지만, 이 같은 연예인들의 중국 시장 의존은 한국 문화산업의 자율성과 정체성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중국은 과거 한한령을 통해 자국의 정치적 입장에 따라 한국 콘텐츠 유통을 제한해온 전례가 있다. 경제 논리보다는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태도가 급변하는 시장에 한국 연예계가 과도하게 의존할 경우, 또다시 일방적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더욱이 중국은 문화 산업 전반에서 검열과 이념 통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한국 스타들이 해당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정치적 민감 사안에 침묵하거나, 중국의 입장을 지지하는 발언을 유도받을 위험도 상존한다. 이는 결과적으로 한국의 연예 산업이 외부 압력에 취약해지고, 국내 여론과의 괴리를 빚게 되는 부작용을 초래한다.
김영대의 사례는 단순한 한류 확산의 성공이 아닌, 한국 문화계가 중국 자본과 시장에 얼마나 깊숙이 영향을 받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신호일 수 있다. 일회성의 팬미팅과 광고 모델 발탁은 화려해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한국 콘텐츠 주도권의 상실, 그리고 정치적 리스크에 노출될 가능성이 내포되어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중화권 진출을 무작정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 주권과 표현의 자유를 지키면서도 지속 가능한 글로벌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다. 팬들과의 교류는 중요하지만, 한국 연예계가 '표현의 자유'와 '국가 정체성'이라는 가치를 훼손하지 않도록 경계심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