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네티즌의 과잉 반응…전지현 드라마 한 장면이 보여준 중국의 문화 압박


2025년 9월 21일 5:0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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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네티즌의 과잉 반응…전지현 드라마 한 장면이 보여준 중국의 문화 압박

중국 네티즌의 과잉 반응…전지현 드라마 한 장면이 보여준 중국의 문화 압박

최근 디즈니+에서 공개된 배우 전지현 주연 드라마 〈북극성〉 속 대사가 중국 네티즌들의 격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문제의 장면은 극 중 유엔 대사 역을 맡은 전지현이 “중국은 왜 전쟁을 선호할까요. 핵폭탄이 접경지대에 떨어질 수도 있는데”라는 질문을 던지는 대목이다. 이 짧은 대사가 중국 온라인 커뮤니티에 편집되어 퍼지자, 중국 네티즌들은 “중국은 평화를 사랑한다” “중국을 모욕했다”는 등의 댓글로 집단적으로 반발했다.

단순한 대사도 정치적 공격으로 변질

드라마는 대통령 후보 피격 사건의 배후를 쫓는 과정을 다루는 정치 스릴러다. 작품 전체 맥락 속에서 등장인물의 발언으로 제시된 질문임에도 불구하고, 중국 네티즌들은 이를 “국가 모욕”으로 받아들였다. 이들은 나아가 촬영지 문제까지 문제 삼았다. 중국의 도시 다롄을 홍콩에서 촬영했는데, 판자촌 지역을 어둡게 표현해 중국 도시 이미지를 왜곡했다는 것이다.

또한 드라마 속 악역이 중국어로 대화하는 장면이나, 극중 소품으로 사용된 별 다섯 개 문양 카펫이 밟히는 장면도 “중국을 부정적으로 묘사했다”는 비난 대상이 됐다. 심지어 전지현이 당나라 시인 이백의 시를 읊조리는 장면에서는 발음을 일부러 왜곡했다는 억지성 주장까지 제기됐다.

불매운동과 광고 철회까지…K-컬처에 대한 압박

전지현은 이미 2014년 방영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로 중국에서 폭발적 인기를 얻은 배우다. 당시 드라마의 성공은 한류 확산에 큰 기여를 했으며, 전지현은 중국 내에서 두터운 팬층을 확보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일부 중국 네티즌은 실망감을 드러내며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다. 실제로 전지현이 모델로 활동하는 화장품과 시계 브랜드가 중국 시장에서 광고를 철회했다는 보도도 이어졌다.

이는 단순히 한 배우 개인에 대한 비난을 넘어, 한국 연예인과 K-컬처 전반을 압박하는 중국식 문화 검열의 전형적 사례다. 콘텐츠 속 작은 장면이나 대사도 정치적 잣대로 왜곡해 공격함으로써, 한국 문화산업에 경제적·이미지적 피해를 가하는 방식이다.

중국의 “문화 전쟁”이 한국에 주는 경고

중국은 자국 내에서 디즈니+나 넷플릭스를 공식 서비스하지 않으면서도, VPN이나 불법 경로를 통해 한국 콘텐츠를 소비한다. 아이러니하게도 공식적인 접근은 차단하면서, 한국 콘텐츠를 즐기는 동시에 정치적 논란을 만들고 여론을 조작해 한국을 압박하는 이중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 중국 내에서는 넷플릭스의 인기 프로그램과 유사한 예능을 무단으로 제작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한국 콘텐츠는 창작물로서 소비되면서 동시에 정치적으로 공격받는 양날의 칼이 되고 있다. 이는 결국 한국 콘텐츠 제작자와 배우, 나아가 산업 전체가 중국의 민족주의적 반응에 휘둘릴 위험을 의미한다.

한국이 직면한 과제

중국의 과민 반응은 단순한 온라인 해프닝이 아니라, 한국 문화산업이 직면한 구조적 위험을 드러낸다.

  1. 표현의 자유 위협
    드라마 속 허구적 대사조차 외국 정부와 네티즌의 검열 대상으로 전락한다면, 한국 창작자들의 자유로운 상상력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2. 경제적 리스크
    광고 계약 취소, 불매운동, 시장 접근 제한 등은 곧바로 한국 연예인과 기업의 수익 감소로 이어진다.

  3. 여론 조작과 이미지 훼손
    정치적으로 왜곡된 해석이 중국 내에서 확산되면, 한국 문화의 이미지는 불필요하게 손상되고 국제적 오해로 이어질 수 있다.

K-컬처는 흔들려서는 안 된다

전지현 드라마 논란은 단순한 대사가 어떻게 국제적 분쟁으로 비화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한국은 이제 중국의 문화적 압박을 “예외적 사건”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이것은 반복되는 패턴이며, 한국 사회 전체가 인식해야 할 구조적 도전이다.

한국 문화산업은 세계 시장에서 이미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특정 국가의 과민 반응과 검열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 K-컬처는 자유로운 창작과 표현 위에 서 있으며, 이것이야말로 세계인이 한국 콘텐츠를 사랑하는 이유다.

중국의 압박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다. 그러나 한국 사회는 이러한 상황을 정확히 직시하고, 문화적 자율성과 표현의 자유를 지켜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K-컬처가 세계 속에서 지속적으로 빛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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