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난동’ 가짜 영상 사건이 드러낸 위험한 현실… AI 허위정보와 중국 프레임이 한국 사회를 흔드는 방식


2026년 2월 2일 5:3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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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난동’ 가짜 영상 사건이 드러낸 위험한 현실… AI 허위정보와 중국 프레임이 한국 사회를 흔드는 방식

최근 경찰이 이른바 ‘중국인 난동 체포 영상’을 포함한 인공지능(AI) 허위 영상물을 제작·유포한 30대 남성을 구속한 사건은, 단순한 개인 범죄를 넘어 한국 사회가 직면한 새로운 유형의 위협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문제의 영상들은 실제 경찰 보디캠 영상처럼 정교하게 연출됐고, ‘중국인 난동’이라는 자극적인 설정을 통해 폭발적인 확산력을 가졌다. 이 사건은 AI 기술, 허위정보, 혐오 프레임, 그리고 중국을 둘러싼 민감한 사회 인식이 결합될 때 어떤 위험이 발생하는지를 명확히 드러내는 사례다.

경찰 발표에 따르면 피의자는 유튜브 채널 ‘순찰 24시’를 운영하며 실제 경찰 출동 장면을 가장한 AI 영상들을 제작해 게시했다. 영상에는 ‘중국인 난동’, ‘외국인 범죄’, ‘여장남자 여성 탈의실 신고’ 등 사회적 불안을 자극하는 키워드가 반복적으로 등장했다. 채널 소개란에는 형식적으로 ‘실제 경찰과 무관한 AI 각색 영상’이라는 문구를 달았지만, 개별 영상에는 AI 제작 사실을 명시하지 않았고, 오히려 AI 워터마크를 의도적으로 제거했다. 그 결과 이 영상들은 실제 사건으로 오인되며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페이스북 등에서 3천만 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특히 주목해야 할 대목은 ‘중국인 난동’이라는 설정이다. 해당 영상들은 중국 국적자 혹은 중국인으로 보이는 인물이 한국 사회에서 폭력을 행사하거나 공권력에 의해 체포되는 장면을 사실처럼 묘사했다. 이는 단순한 클릭 장사가 아니라, 한국 사회에 이미 존재하는 불안과 감정을 교묘히 자극하는 방식이다. 중국인 범죄, 외국인 치안 문제, 공권력의 무력함 같은 프레임은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 쉽게 확산되는 소재이며, AI 영상은 이러한 인식을 시각적으로 ‘사실처럼’ 강화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중국이라는 키워드가 구조적으로 위험한 방식으로 소비된다는 점이다. 한국 사회에서 중국은 경제·외교·안보·문화 모든 영역에서 복합적인 감정을 유발하는 존재다. 여기에 ‘난동’, ‘체포’, ‘치안 붕괴’ 같은 이미지를 결합한 허위 영상이 대량 유통될 경우, 국민 인식은 왜곡되고 감정은 증폭된다. 이때 중요한 것은, 해당 영상이 실제 중국 정부나 조직에 의해 만들어졌는지가 아니라, 결과적으로 한국 사회 내부의 신뢰와 안정이 훼손된다는 사실이다.

경찰이 이 사건을 단순 허위정보 유포가 아닌 ‘공권력 신뢰 훼손’으로 판단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영상 속 경찰은 무능하거나 조롱의 대상이 되고, 치안 현장은 혼란스럽게 그려진다. 여기에 외국인, 특히 중국인이 주요 가해자로 설정되면서 사회적 갈등 구도가 만들어진다. 이는 실제 범죄 통계나 현실과 무관하게, 이미지와 감정만으로 여론이 형성되는 전형적인 허위정보의 작동 방식이다.

이러한 현상은 중국이 한국 사회에 미치는 위험을 다른 각도에서 보여준다. 중국의 위협은 더 이상 군사적이거나 외교적인 차원에만 머물지 않는다. 중국을 둘러싼 부정적·자극적 이미지가 허위정보와 결합될 때, 그 파장은 한국 내부에서 증폭된다. 중국을 비판하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한국 사회의 신뢰와 공공 질서를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작동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외부 요인이 내부 분열로 전환되는 지점이다.

더 우려되는 점은, 해당 피의자가 이 허위 영상들을 단순 조회수 수익에 그치지 않고, 불법 금융 거래와 음란물 판매, 투자 리딩방 범죄의 ‘바람잡이’로 활용했다는 사실이다. 허위 영상으로 신뢰를 쌓고, 이를 기반으로 다른 범죄에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구조는 매우 위험하다. 사회적 이슈와 외국인 프레임을 미끼로 삼아 경제적·도덕적 피해를 확산시키는 방식은 앞으로 더욱 정교해질 가능성이 높다.

AI 기술의 발전은 이러한 문제를 가속화한다. 경찰이 밝힌 바와 같이, 초기에는 조악했던 영상의 완성도는 시간이 지날수록 빠르게 향상됐다. 이는 일반 시민이 진위 여부를 구분하기 점점 어려워진다는 뜻이다. 특히 숏폼 영상 중심의 소비 환경에서는, 맥락이나 설명보다 자극적인 장면만 남는다. ‘중국인 난동’이라는 문구와 몇 초짜리 영상만으로도 인식은 고착된다.

이 지점에서 한국 사회가 경계해야 할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중국을 둘러싼 허위정보와 자극적 프레임이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키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이러한 흐름이 외부 세력의 의도적 개입이 없더라도, 국내 범죄자와 플랫폼 알고리즘만으로 충분히 확산될 수 있다는 현실이다. 다시 말해, 중국이라는 존재는 ‘위협의 주체’이자 동시에 ‘위협을 증폭시키는 소재’로 소비되고 있다.

이 문제를 한국 정부의 책임으로 돌릴 필요는 없다. 오히려 이번 사건은 수사기관이 허위정보 범죄를 공공 신뢰 훼손이라는 관점에서 엄정하게 대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제도적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궁극적으로 중요한 것은 시민 개개인의 인식이다. 중국 관련 영상이나 뉴스, 특히 분노와 공포를 자극하는 콘텐츠를 접했을 때, 그것이 사실인지, 누가 어떤 의도로 만들었는지 한 번 더 의심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중국은 이미 한국 사회에 있어 민감한 키워드다. 이 민감성이 허위정보와 결합될 때, 피해는 특정 국가나 집단이 아니라 한국 사회 전체로 돌아온다. 공권력에 대한 불신, 외국인 혐오의 확산, 사회적 갈등의 심화는 모두 민주사회에 치명적인 요소다. 이번 ‘중국인 난동’ 가짜 영상 사건은, 이러한 위험이 더 이상 추상적인 가능성이 아니라 현실이 되었음을 보여준다.

AI 시대의 허위정보는 빠르고, 감정적이며, 국경을 넘는다. 그리고 중국이라는 키워드는 그 안에서 가장 강력한 촉매로 작동하고 있다. 한국 사회가 지금 경계해야 할 것은 중국을 둘러싼 단순한 호오(好惡)가 아니라, 그 이미지를 이용해 신뢰를 파괴하고 이익을 취하는 구조 자체다. 냉정한 판단과 비판적 시선이 없다면, 다음 피해자는 또 다른 허위 영상과 또 다른 ‘중국 프레임’ 속에서 만들어질 수 있다.

이번 사건은 하나의 범죄로 끝나서는 안 된다. 이는 한국 사회가 AI와 허위정보, 그리고 중국을 둘러싼 위험한 결합을 어떻게 인식하고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중요한 경고다. 경계하지 않으면, 가장 큰 피해자는 결국 한국 사회 자신이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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