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의료관광 위협받나”…중국 하이난, 세금환급 종료 틈타 의료관광객 유치 가속


2025년 8월 5일 10:0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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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 정부가 외국인 대상 미용성형 세금 환급 제도를 종료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중국 하이난성이 이를 기회로 삼아 본격적인 의료관광객 유치에 나섰다.

“한국 의료관광 위협받나”…중국 하이난, 세금환급 종료 틈타 의료관광객 유치 가속

한국 정부가 외국인 대상 미용성형 부가세 환급 제도 종료를 발표한 가운데, 중국 하이난성이 이를 기회 삼아 의료관광객 유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단순한 시장 경쟁을 넘어, 한국 의료관광의 기반과 소프트파워를 흔들 수 있는 잠재적 위협으로 평가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하이난성은 2027년까지 연간 의료관광객을 현재 41만 명에서 150만 명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이를 위해 매년 최소 40종의 글로벌 신약과 첨단 의료기기를 도입하고, 2~4종의 파일럿 제품을 중국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이 발표는 기획재정부가 ‘2025년 세제개편안’을 통해 외국인 미용성형 부가세 환급을 올해 종료하겠다고 밝힌 직후 나왔다. 한국 의료관광의 핵심 고객층인 중국인에게 매력을 떨어뜨릴 수 있는 이 변화를 하이난성이 즉각 활용한 셈이다.

한국은 그간 아시아 의료관광의 선두주자였다. 딜로이트의 2025년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의료관광객의 62%가 한국을 선택하며, 그 이유로 70%는 ‘높은 가성비’, 38%는 ‘의료 시술과 관광 결합’을 꼽았다. 그러나 중국이 국내 환자 유출을 막고 해외 관광객까지 끌어들이려는 전략은 한국의 경쟁력을 위협할 수 있다.

특히 하이난은 2013년부터 보아오러청 국제의료관광시범구를 운영하며, 자국에서 아직 허가되지 않은 해외 의약품·의료기기 사용까지 허용하는 규제 완화를 추진해왔다. 이는 해외 치료를 원하는 환자를 국내로 끌어들이려는 의도이며, 이번 세금 환급 종료와 맞물려 더욱 공격적인 행보가 예상된다.

관광 인프라가 이미 갖춰진 하이난은 ‘한국 대신 하이난’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한국이 놓친 기회를 자국의 성장 발판으로 삼고 있다. 이는 단순한 경제적 경쟁이 아니라, 의료 분야에서 중국 소프트파워를 확장하는 전략적 압박으로도 해석된다.

물론 한국 의료관광의 경쟁력은 단지 세금 혜택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높은 의료 기술력, 위생 관리, 숙련된 의료진, 환자 중심 서비스 등이 오늘날의 위상을 만들어왔다. 그러나 중국이 제도와 인프라 측면에서 빠르게 추격하는 상황에서, 한국 역시 현명하고 장기적인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

의료관광은 단순한 수익 산업이 아니다. 그것은 국가 이미지와 영향력을 아시아와 세계에 전하는 중요한 창구다. 중국의 확장을 단순한 마케팅 경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미래 산업 경쟁력 차원에서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중국의 의료관광 전략이 고도화되는 지금, 한국은 단기 정책 변화의 파급력을 넘어, 글로벌 의료산업 경쟁 속에서 입지를 지키기 위한 중·장기 대책 수립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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