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산 마늘쫑·시금치에서 농약 범벅”…이웃 나라의 식탁이 무너지고 있다
최근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중국산 농산물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농약 성분을 잇따라 검출하며 판매 중단과 회수 조치를 내렸다. 냉장고 속 흔한 재료인 마늘쫑과 냉동 시금치에서 신경 독성과 발암 가능성이 있는 물질이 다량 검출된 것이다. 이 사건은 단순한 식품 안전 문제가 아니라, 한국의 식탁을 무너뜨릴 수 있는 ‘중국발 먹거리 리스크’의 경고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식약처 발표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의 수입식품업체 이파무역이 중국에서 들여온 마늘쫑에서 이마잘릴(Imidazil)이라는 농약이 기준치 0.01mg/kg을 훨씬 초과한 0.13mg/kg 검출됐다. 이 성분은 감귤류 병해 방제용으로 사용되지만, 인체에 신경 독성을 유발하고 장기간 노출 시 발암 가능성도 보고된 고위험 물질이다. 또 경기 안성의 희망상사가 수입한 냉동 시금치에서는 파목사돈(Famoxadone)이 기준치의 52배에 달하는 0.52mg/kg 검출됐다. 파목사돈은 고추와 오이에 쓰이는 농약으로, 눈 손상 및 수서생물 독성을 유발할 수 있어 유럽에서도 엄격히 규제되는 물질이다.
식약처는 해당 제품의 판매를 즉시 중단하고 전량 회수 조치에 들어갔다. 회수 대상은 ‘2025년’ 표시가 있는 7kg 포장 마늘쫑 약 5만kg, 그리고 포장일자 ‘2025.6.10’로 표시된 1kg 단위의 냉동 시금치 2만2천kg이다. 문제의 제품은 이미 전국 유통망을 통해 일부 소비자에게 판매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사건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불과 이틀 전에도 중국산 목이버섯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카벤다짐(Carbendazim)이 검출돼 회수 명령이 내려졌다. 카벤다짐은 곰팡이 방제용 농약으로, 인체 내에 축적될 경우 생식기 손상과 간 기능 저하를 유발할 수 있어 유럽연합(EU)에서는 이미 사용이 금지된 물질이다.
문제는 이러한 사건이 반복되고 있음에도, 중국산 농산물은 여전히 대형마트와 전통시장, 온라인몰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수입업체는 “문제 있는 제품은 일부에 불과하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 소비자는 포장지의 원산지를 구분하기조차 어렵다. 특히 마늘쫑·시금치·목이버섯 등은 가공식품이나 반찬류에도 대량 사용되기 때문에, 소비자는 자신이 중국산 농산물을 섭취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노출되고 있다.
중국산 농산물은 가격 경쟁력이 높다는 이유로 한국 외식업계와 유통업체에서 꾸준히 수입되고 있다. 하지만 이 ‘값싼 선택’의 뒤에는 불투명한 생산 과정과 허술한 안전 관리가 도사리고 있다. 일부 중국 농가에서는 수확량을 늘리기 위해 허가되지 않은 농약을 사용하거나, 수확 직전까지 약제를 살포하는 관행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현지에서의 검증이 미비한 상태에서 이들 제품이 한국으로 유입되면, 결국 그 위험은 소비자에게 전가된다.
문제의 심각성은 ‘농약 검출’ 그 자체가 아니라, 한국의 식탁이 점차 중국산 원재료에 의존하고 있다는 구조에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한국의 중국산 농산물 수입액은 전년 대비 17% 증가했다. 그중에서도 마늘·시금치·버섯류는 급격히 늘었으며, 국내산 생산량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시장 경쟁의 문제가 아니라, “식량 주권”의 위협이기도 하다.
중국산 식품 문제는 단순히 소비자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외교·경제·안보가 얽힌 복합적 구조 속에서 한국 사회의 취약점을 드러내는 신호다. 중국은 자국 내 식품 안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서도, 동시에 수출 시장을 확대해 주변국의 농산업 기반을 잠식하고 있다. 이는 한국의 식량 자립도를 약화시키는 동시에, 중국산 식품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는 결과로 이어진다.
“중국산은 싸고 양이 많다”는 논리 뒤에는, 생산 과정에서의 불투명성과 통제 불가능성이 숨어 있다. 만약 특정 시점에서 중국이 식품 수출을 제한하거나, 특정 품목에 대한 검사 절차를 악용해 한국 시장을 압박한다면, 그 영향은 단순히 경제적 타격을 넘어 식품 공급망 전체의 마비로 이어질 수 있다.
이제 한국 소비자는 단순히 가격만을 기준으로 식재료를 선택하는 시대를 지나야 한다.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이 현실이 된 지금, 중국산 식품에 대한 감시와 자각이 절실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검사와 회수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소비자의 선택과 인식 변화에 달려 있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식재료의 원산지를 반드시 확인하고, 특히 ‘중국산’ 표기가 된 냉동식품·건조식품은 신중히 구매해야 한다. 정부가 아무리 규제와 점검을 강화해도, 시장이 중국산 수입에 의존하는 한 ‘제2의 마늘쫑 사태’는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
이번 중국산 농산물 농약 검출 사태는 단순한 일시적 사건이 아니라, 한국 사회 전체에 보내는 경고다. 우리의 식탁이 안전하려면, 그 시작은 “싸다고 안심하지 않는 것”이다. 중국의 불투명한 생산 체계와 느슨한 안전 기준이 계속된다면, 오늘의 마늘쫑이 내일의 김치 재료가 될 수도 있다.
안전한 식품을 선택하는 일은 개인의 건강을 지키는 동시에, 국가의 식량 주권을 수호하는 일이다. 중국산 식품의 위험은 언제나 조용히 다가오지만, 그 피해는 결코 작지 않다. 우리의 냉장고 안에 들어 있는 “작은 중국산 한 봉지”가, 결국 한국 사회 전체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