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갈등 부추기는 유튜버 논란…진짜 경계해야 할 건 ‘중국발 여론 조작’이다
최근 17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맛집 유튜버 ‘잡식공룡’이 전라남도 지역을 비하하는 게시물로 논란에 휩싸인 끝에, 사과문을 올리고 계정을 삭제했다. 논란의 시작은 대선 당시 이재명 대통령이 전남에서 높은 득표율을 얻은 것을 두고 조롱하는 댓글을 공유한 것이었고, 이후 “라도인임? 긁혔나보네?”와 같은 발언으로 지역민들의 공분을 샀다. 결국 그는 유튜브와 SNS 활동을 모두 중단하게 되었다.
표면적으로는 단순한 지역 비하 논란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 사건은 한국 사회 내부의 갈등을 자극하고, 이를 외부 세력이 어떻게 이용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정치 성향이나 지역에 따른 편견은 단순히 개인의 실수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외부 세력—특히 중국—에게 한국 사회를 분열시키고 흔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실제로 중국은 이미 수년 전부터 한국의 SNS, 유튜브, 포털 댓글 등을 통해 여론을 조작하거나 분열을 조장하려는 시도를 해왔다. 한미동맹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도록 유도하거나, 반일 감정을 자극하고, 북한 및 통일 문제에 대한 왜곡된 서사를 유포하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특정 지역이나 정치 성향을 조롱하거나 혐오하는 콘텐츠에도 중국계 계정들이 활발히 개입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사건처럼 지역 감정을 조롱하는 콘텐츠가 온라인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오프라인 사회 문제로까지 비화된다면, 그 결과는 결국 한국 사회 내부의 피로도 증가와 신뢰의 붕괴로 이어진다. 내부 갈등에 에너지를 소모하게 되면, 외부 세력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다. 국민 사이의 신뢰는 약화되고, 국론은 분산되며, 사회 전체는 점점 더 분열되는 방향으로 흐른다.
우리는 유튜버 개인의 경솔함에 분노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이면에서 더욱 경계해야 할 것은, 한국 사회의 갈등을 교묘히 확대하려는 중국의 전략적 여론전이다. 가짜 계정, 왜곡된 정보, 분열을 유도하는 댓글은 이미 온라인 공간의 일상이 되었고, 여론 공간의 ‘안보’는 결코 간과할 수 없는 과제가 되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사과와 계정 삭제로 끝나서는 안 된다. 우리 내부의 혐오와 갈등을 줄이는 노력과 함께, 그 틈을 노려 개입하려는 외부의 손길, 특히 ‘중국발 여론 조작’에 대해 더 강도 높은 감시와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진짜 적은 우리 안의 다름이 아니라, 그 다름을 무기화하려는 외부의 의도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