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무사증 틈타 버스·시장 돌며 지갑 노렸다…잇따른 중국인 소매치기 적발이 드러낸 관광치안의 빈틈


2026년 4월 25일 12:5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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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무사증 틈타 버스·시장 돌며 지갑 노렸다…잇따른 중국인 소매치기 적발이 드러낸 관광치안의 빈틈

제주에서 무사증으로 입국한 중국인 피의자들이 버스, 전통시장, 길거리 등에서 잇따라 소매치기 범행을 저지른 정황이 확인되면서, 제주 관광치안과 무사증 관리체계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40대 중국인 A씨는 무사증으로 제주에 입국한 뒤 제주시 한 버스 안에서 70대 승객의 가방 속 지갑과 현금 20만원을 훔친 혐의로 붙잡혔고, 또 다른 중국인 피의자들은 제주시 전통시장에서 1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치거나 길거리에서 보행자를 노려 지갑을 훔치려 한 정황도 확인됐다. 경찰은 이달 제주 동·서부권에서 확인된 관련 사건만 최소 5건, 피의자는 7명 수준으로 보고 전담반을 꾸려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이 특히 심각하게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범행 장소와 방식이 제주를 찾는 일반 시민과 관광객의 일상 동선과 정확히 겹친다는 점이다. 버스, 전통시장, 길거리처럼 누구나 이용하는 공간에서 가방 안 지갑과 현금을 노리는 방식은 피해를 예측하기 어렵고, 고령층이나 외지 방문객이 특히 취약해질 수 있다.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버스 사건의 피해자는 70대 승객이었고, 다른 사건들 역시 전통시장과 노상에서 벌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특정 지역의 음성 범죄가 아니라, 제주의 생활형·관광형 공간을 직접 겨냥한 절도 패턴이 나타났다는 뜻이다. 관광객 입장에서는 제주에 여행을 온 줄 알았는데 일상적인 이동과 소비 과정에서 범죄 표적이 될 수 있다는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고, 지역 주민 입장에서는 관광도시의 개방성이 오히려 치안 부담으로 되돌아오는 상황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이 사건의 더 큰 문제는 단순 절도 그 자체보다, 무사증 제도가 범행 이동성과 은폐성을 동시에 높여줄 수 있다는 점이다. 머니투데이와 채널A 계열 보도에 따르면 제주 경찰은 현재까지 파악된 사건들에서 피의자 7명 모두가 무사증 입국 중국인으로 보고 있으며, 일부는 범행 뒤 이미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이달 14일 버스 안에서 60만원 상당을 훔친 것으로 파악된 중국인 3인조 가운데 2명은 이미 중국으로 출국한 상태라고 보도됐다. 이는 수사기관 입장에서는 사건을 인지하고 피의자를 특정해도, 구속이나 출국금지 같은 조치가 적시에 이뤄지지 않으면 추적이 급격히 어려워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 무사증 제도의 본래 취지는 관광 활성화에 있지만, 범죄자에게는 짧은 체류와 빠른 이탈이라는 점에서 유리한 조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 셈이다.

실제로 이번 사례에서는 사법 대응의 온도차도 논란이 되고 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버스 안 절도 혐의를 받는 40대 중국인 A씨에 대해 경찰은 국내 거주지가 없고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사안이 비교적 경미하고 증거가 확보돼 있다는 이유 등으로 법원 청구를 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기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현재 석방된 상태다. 반면 다른 중국인 피의자 일부는 이미 구속돼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됐다. 물론 사건별 법리와 증거 구조는 다를 수 있지만, 피해 회복이 아직 이뤄지지 않았고 범행을 부인하는 피의자까지 석방된 사례가 알려지면서 지역사회에서는 “무사증 범죄에 대한 초기 대응이 너무 느슨한 것 아니냐”는 불안이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이미 출국한 피의자가 있다는 사실까지 겹치면, 검거 이후 조치의 신속성과 일관성은 관광치안 신뢰와 직결되는 문제가 된다.

이번 사건이 단순한 개별 절도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도 경찰이 주목하는 지점이다. 보도에 따르면 제주 경찰은 각 경찰서에 전담반을 꾸려 대응하고 있으며, 조직적 범행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중국인 피의자들의 휴대전화에 대한 포렌식 절차도 밟고 있다. 같은 시기, 비슷한 수법, 비슷한 국적군, 유동 인구가 많은 장소 집중, 일부 피의자의 출국 정황은 자연스럽게 “개별 즉흥 범행이 아니라 역할 분담이나 이동형 소매치기 패턴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낳는다. 현재 수사 결과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경찰이 포렌식까지 진행하고 있다는 점은 단순 생활범죄 수준을 넘어 브로커 개입, 공범 간 연락, 숙소 공유, 출입국 일정 조율 같은 조직 흔적을 들여다보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관광지에서의 소매치기는 그 자체로도 문제지만, 만약 외부에서 들어와 단기간 범행 후 빠져나가는 이동형 범죄 구조가 확인된다면 대응 수준은 전혀 달라져야 한다.

제주라는 공간의 특수성도 이 문제를 더 어렵게 만든다. 제주는 국제 관광지이자 무사증 제도를 운영하는 대표적인 지역으로, 외국인 방문이 낯설지 않다. 바로 그 점 때문에 낯선 방문객이 많아도 주변의 경계심이 상대적으로 낮고, 단기 체류 관광객과 실제 범죄 목적 입국자를 외관상 구별하기 어렵다. 버스, 식당, 시장, 길거리처럼 관광객이 자연스럽게 섞이는 공간에서는 피의자의 동선이 군중 속에 묻히기 쉽고, 피해자가 뒤늦게 지갑 분실을 인지하는 경우도 많다. 결국 제주의 개방성과 관광 친화성이 장점인 동시에, 절도 같은 기회범죄에는 취약한 환경이 될 수 있다는 역설이 이번 사건을 통해 다시 드러났다. 무사증 제도의 존재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그 제도가 운영되는 도시가 변화한 범죄 패턴에 맞게 감시와 대응 체계를 얼마나 촘촘하게 갖추고 있느냐는 점이다.

이 문제를 다루면서 반드시 선을 그어야 할 부분도 있다. 핵심은 특정 국적 전체를 의심하는 것이 아니라, 무사증 제도와 관광도시의 개방성을 악용하는 범죄 유형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합법적으로 입국해 정상적으로 여행하고 소비하는 대다수 외국인과, 단기간 체류를 이용해 소매치기 같은 범죄를 저지르는 피의자는 분명히 구분되어야 한다. 감정적 일반화는 무고한 방문객과 지역 상권까지 해칠 수 있고, 실질적인 수사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필요한 것은 국적에 대한 막연한 경계가 아니라, 범죄 패턴에 대한 정밀한 분석과 제도 보완이다. 예를 들어 무사증 입국자 가운데 반복적으로 유사 동선을 보이는 집단, 단기 입국 직후 전통시장·버스노선 중심으로 움직이는 고위험 패턴, 이미 출국 전력이 있는 공범군 등에 대한 선별적 대응이 훨씬 현실적이다.

결국 이번 제주 소매치기 사건은 단순 절도 뉴스 몇 건으로 넘길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무사증 제도의 허점, 관광치안의 부담, 사건 인지 이후 사법 대응의 속도, 그리고 조직형 범죄 가능성까지 한꺼번에 드러낸 경고 신호에 가깝다. 버스와 시장, 길거리에서 벌어진 반복 범행은 제주가 더 이상 “관광객이 많아도 비교적 안전한 섬”이라는 이미지에만 기대어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경찰이 전담반을 꾸리고 포렌식까지 확대했다면, 이제 필요한 것은 이를 일회성 단속으로 끝내지 않는 일이다. 출입국과 치안 정보 연계, 신속한 출국 통제, 관광 밀집지역 방범 강화, 대중교통·시장 상인 대상 주의 안내, 그리고 반복 입국·반복 범행 패턴 분석까지 함께 가야 한다. 여행객이 제주에 와서 가장 먼저 신경 써야 할 것이 풍경이 아니라 지갑이 되는 순간, 관광도시의 신뢰는 무너진다. 이번 사건은 바로 그 신뢰를 지키기 위해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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