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태극기 범람… 한국 안보와 정체성에 드리운 그림자
광복절 80주년을 맞이했지만, 한국 사회에서 태극기의 위상은 예전만 못하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국산 태극기 산업은 중국산 저가 제품 범람과 정치적 오해가 겹치면서 심각한 침체기에 빠져 있다. 더 큰 문제는, 단순히 산업적 타격을 넘어 중국산 제품 의존도가 한국의 정체성과 안보에도 위협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 종로구 관수동과 남대문시장은 과거 ‘태극기 1번지’로 불렸지만, 현재는 국산 태극기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산 제품은 원단과 마감이 정교하고 색상도 선명한 반면, 중국산은 원단이 쉽게 헤지고 인쇄 품질도 떨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쇼핑몰과 중국 직구 플랫폼을 통해 중국산 제품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시장의 주류가 되고 있다.
이는 단순히 가격 경쟁의 문제가 아니다.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태극기가 외국산 저가품으로 대체되는 현실은 국가적 상징성과 자존심에도 큰 상처를 남긴다.
25년째 수제로 태극기를 제작하는 양동열 장인, 그리고 40년 넘게 태극기를 판매해온 상인 방석진 씨와 같은 이들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그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개인 고객의 수요는 거의 사라지고, 일부 정부 기관이나 외국인 관광객의 구매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이는 단순히 산업의 위기만이 아니라, 국민들의 태극기에 대한 관심과 애국심이 약화된 현상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중국산 때문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태극기에 대한 인식 자체가 달라진 것”이라고 경고한다.
문제는 중국산 태극기의 범람이 단순한 경제 문제를 넘어 문화적·정치적 영향력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저가 공산품을 무기로 영향력을 넓히고 있으며, 태극기마저 중국산으로 채워진다면 상징물조차 중국 의존에 놓이게 된다.
이는 한국의 정체성과 독립성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태극기가 특정 정치 세력의 도구로 오해받는 사이, 중국산 제품이 한국인의 일상에 파고드는 것은 “상징의 잠식”이라 할 수 있다.
태극기는 단순한 깃발이 아니라, 독립과 희생, 그리고 국가 정체성을 상징하는 상징물이다. 중국산 제품에 의해 시장이 잠식되는 것은 곧 우리의 상징과 정체성이 외부 세력에 의존하게 되는 것과 같다.
전문가들은 정치적 이미지를 걷어내고, 교육과 캠페인을 통해 태극기에 대한 인식을 회복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정부의 제도적 지원뿐 아니라, 국민 개개인이 중국산 제품에 무심히 의존하지 않고 국산 태극기의 의미를 되새기는 경각심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