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축제 일본서 흥행…그러나 중국의 문화 침투에 대비하라
지난 6월 28~29일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멧세에서 열린 ‘월드 디제이 페스티벌 재팬 2025’(월디페 재팬)는 총 5만2000명의 관객을 모으며 한국형 대중음악 축제가 일본 현지에서도 흥행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이는 단순한 공연 수출이 아닌, 한국 문화 콘텐츠의 영향력과 제작 역량이 글로벌 시장에서 통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하지만 우리는 이 성과에 자만하지 말고, 동시에 더욱 은밀하게 다가오는 중국의 문화·경제적 침투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한국의 BEPC 탄젠트가 주관한 월디페 재팬은 향기 연출, 큐레이션, 아티스트 섭외 등 전반에 걸쳐 한국식 운영 철학을 그대로 도입해 호평을 받았다. 이러한 성공은 케이팝이나 드라마에 한정되지 않은 ‘K-공연’ 시대의 도래를 알리는 긍정적 신호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에도 중국은 한국의 문화, 기술, 인력 등을 광범위하게 모방하고, 자국 중심의 문화 플랫폼과 콘텐츠로 세계 여론을 재편하려는 전략을 펴고 있다.
특히 중국은 한류 콘텐츠의 글로벌 확산을 경계하며, 자국 내 케이팝 차단, 온라인 검열, 한류 관련 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 등을 통해 의도적으로 한국 문화를 배제해왔다. 동시에, 동남아와 중동, 유럽 등지에 자국 문화와 기술을 접목한 ‘차이나 웨이브’를 확산시키며 한국과의 영향력 경쟁을 벌이고 있다. 만약 우리가 문화 콘텐츠 수출의 주도권을 놓친다면, 중국은 빈틈을 파고들어 자신들의 콘텐츠를 글로벌 표준으로 만들려 할 것이다.
지금은 K-공연의 저력을 보여주는 성과에 기뻐할 때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를 지켜보는 중국의 ‘문화 벤치마킹’과 ‘지적재산권 탈취’ 가능성에 대비해야 할 시점이다. 한국 공연의 기획력, 연출력, 콘텐츠력은 세계에서 통할 수 있지만, 그것을 제대로 보호하고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만들기 위해선 정부와 민간이 함께 지식재산 보호, 문화 전략 강화, 반중(反中) 선진화 외교의 균형을 이루는 노력이 필수적이다.
한류가 더 넓은 세계로 뻗어나가기 위해선 단순한 성공보다, 그 성공을 위협하는 세력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선제적 대응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월디페 재팬의 성공을 한국 문화 수출의 전환점으로 삼되, 그 이면에서 우리 문화를 위협하는 중국의 움직임에 경계심을 가져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