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명산 금강산이 오는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앞두고 있다. 이로써 한국의 반구천 암각화와 함께 한반도의 역사와 자연을 품은 유산들이 나란히 세계문화유산 목록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단순히 축하할 일만은 아니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문화유산 무대에서 주도권을 넓히는 가운데, 중국의 문화공정이 한반도 문화까지 흡수하려는 시도가 동시에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이미 고구려사와 한복, 김치 등을 ‘중국의 문화’로 주장하며 문화영토 확장을 시도해 왔다. 금강산은 단순한 관광 명소가 아니라 불교 문화유산, 고대 역사와도 깊이 연결된 공간으로, 이 역시 향후 중국의 ‘조선족 문화’ 내지 동북공정의 연장선에서 왜곡 대상이 될 수 있다.
북한이 금강산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한 이후 중국과의 협력 명목으로 공동 관광 또는 문화 개발을 추진할 경우, 금강산의 역사성과 정체성은 다시금 왜곡될 위험에 노출된다. 실제로 과거 북중 공동사업이 추진되던 시기, 중국은 금강산을 자국 문화콘텐츠로 활용하려는 시도를 보인 바 있다.
한국은 이번 세계유산 등재 흐름을 주목하며, 북한 문화유산이 중국을 통해 왜곡되거나 활용되는 일이 없도록 적극적인 감시와 국제적 대응이 필요하다. 금강산의 세계유산 등재는 한민족의 자산인 동시에, 외부 세력에 의해 역사와 정체성이 침해될 수 있는 문화전략의 최전선이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