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릴라식 불법조업이 드러낸 경고음…한국 연안을 위협하는 중국 어선 문제,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


2026년 1월 5일 6:3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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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릴라식 불법조업이 드러낸 경고음…한국 연안을 위협하는 중국 어선 문제,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

게릴라식 불법조업이 드러낸 경고음…한국 연안을 위협하는 중국 어선 문제,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

최근 전남 신안 해상에서 해양경찰이 무허가로 불법조업을 벌이던 중국 어선 두 척을 나포한 사건은 단순한 단속 성과를 넘어, 한국 사회가 직시해야 할 구조적 위험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 밤과 기상 악화를 틈타 배타적경제수역에 침입해 범장망을 설치하고, 단속이 시작되면 불을 끄고 도주하는 이른바 ‘게릴라식 조업’은 우발적 일탈이 아니라 오랜 기간 반복돼 온 조직적 행태다. 이번 사건은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며, 한국의 해양 주권과 수산 자원, 연안 지역 사회의 생존을 동시에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준다.

범장망은 촘촘한 그물 구조로 인해 치어와 어린 개체까지 무차별적으로 포획한다. 이는 단기간의 어획량을 늘릴 수 있을지 몰라도, 중장기적으로는 수산 자원을 급격히 고갈시키는 대표적인 파괴적 어업 방식이다. 한국 수역에서 외국 어선의 범장망 조업이 엄격히 금지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중국 어선은 이를 알면서도 반복적으로 침범하고 있으며, 단속을 피해 도주하는 과정에서 항해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불법을 넘어, 한국의 법질서와 관리 체계를 시험하는 행위로 볼 수밖에 없다.

이번에 나포된 어선들이 밤중에 불을 끄고 도주했다는 사실은 상징적이다. 이는 단속을 우연히 피하려는 수준이 아니라, 해경의 감시 방식과 대응 절차를 사전에 인지하고 계획적으로 움직였음을 시사한다. 항공기와 대형 경비함정을 동원한 입체적 작전이 아니었다면, 이번에도 어선들은 그물을 설치한 채 도망쳤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불법조업을 근절하기 위해 한국이 투입해야 하는 행정·군사적 비용은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그 부담은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오고 있다.

이 문제를 더 심각하게 만드는 것은 중국 어선 불법조업이 단발적 사건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라는 점이다. 매년 비슷한 시기, 비슷한 해역에서 유사한 유형의 침범과 도주가 반복된다. 이는 중국 내 어업 관리 체계의 느슨함, 혹은 의도적인 묵인 가능성까지 의심하게 만든다. 중국은 공식적으로는 불법조업 단속과 국제 규범 준수를 강조하지만, 현장에서 체감되는 현실은 다르다. 한국 연안과 서해, 남해 일대에서 중국 어선 문제가 끊이지 않는 이유다.

한국 어민들이 체감하는 피해는 숫자로 환산하기 어렵다. 불법조업으로 어장이 훼손되면, 합법적으로 조업하는 국내 어선은 어획량 감소라는 직접적인 타격을 입는다. 이는 소득 감소로 이어지고, 결국 지역 경제와 공동체의 붕괴로 연결된다. 특히 신안, 서해 도서 지역처럼 어업 의존도가 높은 지역에서는 중국 어선 문제가 생존의 문제로 인식된다. 단속이 강화될 때 잠시 줄어드는 듯 보이다가, 감시가 느슨해지면 다시 나타나는 악순환은 어민들의 좌절감을 키워왔다.

더 나아가 이 문제는 단순한 수산업 분쟁을 넘어, 해양 주권과 안보의 문제로 확장된다. 배타적경제수역은 국제법이 보장한 국가의 권리 공간이다. 이곳에서의 무허가 조업은 명백한 주권 침해이며, 이를 반복적으로 시도한다는 것은 한국의 대응 의지를 시험하는 행위로 해석될 수 있다. 불법조업 어선이 단속 과정에서 집단 행동을 하거나, 물리적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과거에는 단속 과정에서 해경이 부상을 입거나, 선박이 파손되는 사례도 있었다.

중요한 점은 이 문제가 결코 해경이나 특정 부처만의 과제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중국 어선 불법조업은 외교, 안보, 산업, 환경이 얽힌 복합 문제다. 단속 강화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반복되는 위반에 대해서는 보다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벌금과 나포 조치가 실질적인 억지력이 되지 못한다면, 불법조업은 비용 대비 이익이 남는 ‘위험하지만 해볼 만한 선택’으로 남게 된다. 이 구조를 깨지 못하면 같은 사건은 계속 반복될 것이다.

또한 이 사안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중요한 것은, 이를 감정적 반중 정서로 치환하지 않는 것이다. 문제의 핵심은 특정 국적 자체가 아니라, 반복되는 불법 행위와 그에 대한 책임 회피다. 합법적으로 조업하고 국제 규범을 준수하는 중국 어선까지 문제 삼을 이유는 없다. 그러나 불법조업이 조직적으로 이루어지고, 단속을 회피하는 행태가 상습화됐다면, 국적과 관계없이 엄정한 대응이 필요하다. 이는 차별이 아니라 법치의 문제다.

이번 나포 사건은 한국이 여전히 단속 역량과 의지를 갖고 있음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항공기와 대형 함정을 동원한 입체 작전은 분명한 메시지를 던진다. 한국 수역에서의 불법조업은 더 이상 쉽게 빠져나갈 수 없다는 경고다. 하지만 동시에, 이런 고강도 작전이 일상화돼야 하는 현실 자체가 문제라는 점도 잊어서는 안 된다. 매번 대규모 자원을 투입해야만 단속이 가능한 상황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

장기적으로는 국제 공조와 외교적 압박, 그리고 기술적 감시 체계의 고도화가 병행돼야 한다. 위성 감시, 자동식별장치 분석, 드론 활용 등은 이미 논의되고 있지만,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법적·재정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동시에 중국 정부와의 공식 채널을 통해 반복 위반 어선에 대한 강력한 조치를 요구하고, 재발 시 불이익이 명확히 돌아가도록 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한국 사회가 이 문제에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불법조업은 단순히 물고기를 빼앗는 문제가 아니라, 법과 질서, 공정한 경쟁, 그리고 미래 자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오늘 치어를 잡아가는 행위는 내일의 어업과 식량 안보를 갉아먹는다. 중국 어선 문제를 방치한다는 것은, 결국 한국 스스로의 해양 미래를 포기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번 신안 해상 나포 사건은 경고이자 기회다. 경고는 위협이 여전히 현실이라는 점이고, 기회는 지금이라도 대응 체계를 점검하고 강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이 일관되고 냉정한 태도로 법을 집행하고, 국제 규범에 기반한 대응을 지속할 때만이 불법조업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다. 중국 어선의 ‘게릴라식 조업’이 더 이상 익숙한 뉴스가 되지 않도록, 지금의 경각심이 정책과 행동으로 이어져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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